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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은 왜 떫지 않고 바로 아삭하게 달까? 완전단감·불완전단감과 씨의 비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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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은 왜 떫은맛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을까요? 씨와 타닌이 만드는 완전단감·불완전단감의 차이부터 부유·조완·감풍 같은 품종, 창원의 재배 역사와 제철·보관법까지 살펴봅니다.

가을 과일가게에 매끈한 주홍빛 감이 쌓이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굳이 물렁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한입 베어 문다. 딱딱한 상태 그대로 아삭하게 먹어도 떫지 않은 감, 바로 단감이다. 같은 감나무에서 열리는 열매인데도 어떤 감은 물렁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겨우 달아지고, 어떤 감은 딱딱할 때부터 이미 달다. 이 차이는 품종의 취향 문제가 아니라 열매 속 타닌이라는 성분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달려 있다.

단감은 감의 어떤 종류인가

감은 크게 떫은맛이 남아 있는 떫은감과, 나무에서 익는 동안 떫은맛이 저절로 사라지는 단감으로 나뉜다. 떫은감은 홍시나 곶감으로 가공해 떫은맛을 없애야 먹기 좋아지지만, 단감은 딱딱하고 아삭한 상태 그대로 수확해도 단맛이 난다. 이 떫은맛의 정체는 감 과육 속에 들어 있는 수용성 타닌으로, 타닌이 물에 녹는 상태로 남아 있으면 혀에서 떫게 느껴지고, 불용성으로 바뀌면 떫은맛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씨앗과 타닌이 만든 완전단감과 불완전단감

감은 생리적 특성에 따라 완전단감, 불완전단감, 완전떫은감, 불완전떫은감으로 나뉜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열매 안에서도 씨의 유무에 따라 과육의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감 과실 속에서도 씨가 있으면 그 부위는 타닌이 불용화되어서 단감이 되는데, 씨가 없으면 그 부위가 그대로 떫은감이 된다. 그래서 추석 무렵 유통되는 감을 먹다 보면 까만 부분은 단감인데 까맣지 않고 노란 과육이 됐을 때는 떫은감이 되는 경우를 종종 겪게 된다. 이렇게 씨가 있어야만 온전히 달아지는 품종을 불완전단감, 씨가 있든 없든 처음부터 떫은맛이 남지 않는 품종을 완전단감이라 부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씨가 적거나 없어도 안정적으로 단 완전단감이 훨씬 먹기 편한 셈이다.

씨가 있는 단감과 씨가 없는 단감의 단면을 비교해 타닌 반점의 차이를 보여주는 모습

부유 편중을 넘어서기 위한 국산 품종들

우리나라 단감의 90% 정도는 부유와 차랑 등 1910년대 일본에서 들여온 품종이다. 특히 부유 품종은 전체 재배면적의 82%에 달해 재배 편중이 심했다. 문제는 부유가 만생종이라 한꺼번에 수확이 몰려 가격이 떨어지기 쉽고, 추석 무렵 유통되는 서촌조생은 불완전단감이라 씨가 없으면 떫은맛이 남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떫은맛이 없어 생과로 먹기에 가장 좋은 완전단감을 중심으로 9월 하순에서 10월 하순까지 익는 시기가 다양한 품종이 개발, 보급되고 있다. 추석용으로는 완전단감인 조완이 서촌조생을 대체하고 있으며, 10월 중순에는 당도가 18.6Brix로 매우 높고 저장성이 좋아 수출용으로 적합한 로망과, 당도가 17Brix로 높으며 껍질이 매우 얇고 부드러워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연수가 나온다. 10월 하순에는 열매 무게가 400g 이상으로 부유보다 크고 과즙이 풍부한 감풍이 수확된다. 타원형 모양의 봉황과 단홍, 씨 없이 작게 키울 수 있어 급식용으로 알맞은 올플레쉬처럼 모양과 크기, 껍질 두께까지 저마다 다른 품종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는 이제 부유 하나가 아니라 골라 먹는 재미를 누릴 수 있게 됐다.

100년 넘게 이어진 창원의 단감 재배

단감이 한국에 자리 잡은 과정에는 여러 기록이 얽혀 있다. 우리나라 고유의 단감은 지리산 남부에 산재되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현재 재배되고 있는 단감은 1910년경 일본에서 도입된 것으로 본격적인 재배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오래된 문헌인 구황촬요에는 고욤류인 소시의 조리법과 곶감 만드는 법이 등장하는 등 감을 가공해 먹는 문화 자체는 훨씬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다만 단감을 언제, 어디서 처음 재배하기 시작했는지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기원설을 단정하기보다는 여러 기록이 함께 남아 있는 상태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그럼에도 경남 창원은 단감의 대표적인 고향으로 꼽힌다. 의창구 북면의 한 과수원에는 100년이 넘은 단감나무가 지금도 열매를 맺고 있어, 1910년대 후반부터 심어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지금도 창원에는 수천여 농가가 2000ha가 넘는 면적에서 단감을 재배하고 있으며, 생산량은 연간 4만 톤으로 전국의 16%를 차지하는 전국 최대 단감 주산단지다. 이러한 역사성을 인정받아 창원의 단감 농업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7호로 지정되었다. 한국은 감나무 재배 전체로 보면 세계적으로도 비중이 큰 나라로, 세계 1위 단감 생산국인 동시에 세계 2위의 감 생산국가이며, 국내 단감 생산량은 종주국인 일본의 12만t보다 많고 전 세계 생산량의 40%에 가까운 수준이다. 매년 가을 창원에서는 단감 수확에 맞춰 지역 축제가 열리는데, 1994년 처음 시작된 이 축제는 단감 품평회와 직판장, 무료 시식 등으로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

가을 창원의 단감 과수원에서 주홍빛으로 익은 단감을 손으로 수확하는 모습

언제, 어디서 나는 단감이 가장 맛있을까

단감 재배지는 기후 조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단감 재배의 적정 기온은 연평균 13도 안팎이어서 생산지는 영암, 장성, 곡성, 순천, 광양, 하동, 진주, 산청, 밀양, 양산, 울산, 경주 등 남부지방으로 한정돼 있다. 수확은 품종에 따라 시기가 갈린다. 추석용 조생종은 9월 하순부터 나오기 시작하고, 원미와 원추처럼 과실이 큰 품종은 10월 상순, 로망과 연수는 10월 중순, 감풍은 10월 하순,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부유는 11월 초에 수확기를 맞는다. 이렇게 품종별 수확 시기가 서로 다른 덕분에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꽤 긴 기간 동안 제철 단감을 즐길 수 있다.

영양성분은 어떨까

단감은 생과 100g 기준으로 51kcal 정도로 열량이 낮은 편이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국가표준 식품성분표에 따르면 식이섬유는 단감 100g당 6.4g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사과의 약 2.5배, 배의 5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과일 중에서도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편에 속한다. 이 밖에도 비타민C와 칼륨, 그리고 떫은맛의 원인이었던 타닌 성분이 함께 들어 있다. 다만 이러한 성분 함량은 품종과 산지, 수확 시기와 익은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단감을 먹는다고 특정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균형 잡힌 식단 안에서 제철 과일 중 하나로 곁들이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알맞다.

어떻게 먹고 활용할까

단감은 무엇보다 껍질을 깎아 바로 썰어 먹는 생과로 가장 많이 소비된다. 아삭한 식감이 강점이라 샐러드에 얇게 썰어 넣거나, 무침이나 냉채에 곁들여 단맛과 식감을 살리기도 한다. 너무 익어 무르기 전에 얇게 저며 말리면 감말랭이가 되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고, 남은 과육은 식초나 잼으로 발효, 가공해 활용하기도 한다. 껍질이 얇은 연수 같은 품종은 깎지 않고 그대로 베어 먹어도 무리가 없다.

고르고 보관하는 법

  • 껍질에 윤기가 돌고 색이 고르게 주홍빛으로 든 것을 고른다.
  • 꼭지 주변이 마르지 않고 신선하며, 들었을 때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이 나는 것이 좋다.
  • 표면에 검은 반점이 드문드문 있는 것은 씨 주변 타닌이 자연스럽게 불용화된 흔적으로, 오히려 잘 익어 단맛이 든 신호로 볼 수 있다.
  • 실온에서는 쉽게 물러지므로 신문지나 종이로 하나씩 싸서 냉장 보관하면 신선함을 조금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 오래 두고 먹으려면 얼려서 살얼음이 낀 상태로 먹거나, 얇게 썰어 말려 감말랭이로 만들어 둔다.

결국 단감이 특별한 이유는 어떤 대단한 가공 없이도 나무에 매달린 그대로 달아진다는 점에 있다. 씨 주변에서 조용히 일어나는 타닌의 불용화라는 작은 화학 변화가 감을 떫은 열매에서 바로 베어 물 수 있는 과일로 바꿔 놓았고, 그 변화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낸 품종이 완전단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100년 넘게 창원의 흙과 볕을 받아 온 단감나무들은 지금도 해마다 가을이면 주홍빛 열매를 매달며, 부유 하나에 의존하던 시절을 지나 조완과 감풍, 로망과 연수처럼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품종으로 이어지고 있다. 짧은 가을 한철, 딱딱하고 아삭한 단감 한 조각을 베어 물 때 그 안에는 씨와 타닌이 빚어낸 작은 화학 반응과, 100년을 이어 온 재배의 역사가 함께 담겨 있는 셈이다.

참고자료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농촌진흥청 보도자료) – 국산 단감 품종 ‘조완’, ‘감풍’ 개발·보급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 완전단감·불완전단감 정의 및 타닌 불용화 관련 설명
  • 월간원예(hortitimes) – 완전단감 신품종 ‘감풍’ 소개
  • 팜앤마켓매거진 – ‘감풍’, ‘조완’ 품종 특성
  • 데일리안 – 단감 품종 다양화 현황
  • 우리문화신문(koya-culture) – 국산 단감 신품종(봉황, 단홍, 올플레쉬, 연수, 원미) 소개
  • KTV 국민방송 – 창원 단감 주산지 현황
  • 창원시청 – 창원단감축제 연혁
  • 부산일보 – 창원단감로 지정 및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7호
  • 디지털창원문화대전 – 단감의 역사적 문헌 기록 및 영양성분
  • 이에스소셜타임스 – 국가표준식품성분표 기반 단감 영양성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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