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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와 과메기의 뜻밖의 관계, 청어에서 시작된 과메기와 가을 꽁치 이야기

원물알리미

꽁치는 사실 과메기의 원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청어와 자리를 맞바꾼 사연부터 북태평양을 오가는 회유, 가을 제철과 영양, 국제 쿼터까지 줄어드는 국민생선 꽁치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가을이 깊어지면 생선구이 집 창가에 유독 자주 걸리는 생선이 있다. 길고 가늘며 등은 검푸르고 배는 은백색으로 빛나는 꽁치다. 우리는 흔히 겨울 별미 과메기를 떠올리며 꽁치를 그 원조로 생각하지만, 사실 과메기라는 이름의 뿌리에는 꽁치가 아니라 청어가 있었다. 서민의 생선으로 불리던 꽁치가 지금은 국제 쿼터로 관리되는 귀한 자원이 된 사정까지, 작고 흔했던 이 생선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꽁치는 어떤 물고기인가

꽁치는 동갈치목 꽁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학명은 Cololabis saira, 영어로는 Pacific saury라 부른다. 분류는 동갈치목(目) 꽁치과(科)이며, 분포 지역은 북태평양으로 한국 동해, 일본에서 미국, 멕시코에 이른다. 몸은 전체적으로 가늘고 긴 원통형에 가까운데, 몸길이는 40cm 정도이고 몸은 가늘고 길며 양턱은 다소 돌출하여 새의 부리 같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 뒤쪽에는 작은 토막지느러미가 나란히 붙어 있는데, 등지느러미는 10-12줄이며 그 뒤쪽에 곁지느러미 6-7개가 있고, 줄비늘은 약 120개 정도이다. 몸 색깔은 뚜렷한 대비를 이루어 등은 검푸른색이며, 배쪽은 은백색이다. 이런 색 배치는 위에서 보면 바닷속 어둠과, 아래에서 보면 수면의 반짝임과 섞여 천적의 눈을 피하는 보호색 역할을 한다.

북태평양을 오르내리는 회유어

꽁치는 평생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절에 따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어류다.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역에 널리 분포하며 최적수온은 17.5℃이고, 회유는 한류의 남하에 의해 지배된다. 대체로 10-12월경 동북에서 서남으로 향하였다가 이듬해 난류의 이동에 따라 북상한다. 우리나라 연안으로 들어오는 무리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데, 남해안과 서해안으로 회유해 오는 무리는 겨울철에 제주도 서방 또는 남방해역의 깊은 곳에서 월동하고, 봄이 되면 연안으로 이동하여 산란 또는 서식한다. 먹이는 까다롭지 않아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다. 이렇게 수온을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는 습성 때문에 꽁치는 어느 한 나라의 바다에만 속한 자원이 아니라, 여러 나라가 함께 쫓고 함께 관리해야 하는 공해성 어종이 되었다.

가을 새벽 북태평양 바다에서 그물 가득 올라온 은빛 꽁치떼

꽁치는 왜 밤에 불빛을 보고 모일까?

꽁치 어업에서는 밤에 강한 집어등을 켜 물고기를 모은 뒤 뜰채 형태의 그물로 떠올리는 방식이 널리 이용된다. 꽁치가 빛 자체를 먹이로 착각한다기보다는 빛에 반응하는 행동과 야간에 표층으로 올라오는 습성을 이용한 어법이다. 배 주변에 모인 꽁치를 한쪽으로 유도한 뒤 그물로 퍼 올리기 때문에 꽁치잡이 어선의 밤바다는 멀리서도 밝은 불빛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어법은 북태평양 꽁치 어업의 대표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다.

짧고 분주한 한살이, 언제 산란할까

꽁치는 몸집에 비해 번식 속도가 빠른 편이다. 체장 17cm 크기이면 산란에 참가하고, 1회 산란수는 5천∼1만 5천 개로 산란기 동안에 여러번 산란한다. 꽁치의 산란 시기는 해역에 따라 차이가 크다. 북태평양에서는 계절에 따라 산란장이 이동하며,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도 봄부터 여름 사이 산란하는 개체군이 관찰된다. 알에는 가느다란 부착사가 있어 해조류나 떠다니는 물체에 달라붙어 발달한다. 알은 둥둥 떠다니지 않고 지름이 2mm 정도이고, 부착사라 부르는 가느다란 실이 붙어 있어, 알을 낳아 해조류 등에 붙여 놓는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모자반 같은 해조류 더미가 꽁치 새끼들의 요람이 되어주는 셈이다. 가을 꽁치가 맛있다고 평가되는 데에는 계절에 따른 지방 축적과 어획 시기의 영향이 있다. 다만 꽁치의 지방 함량은 어획 해역과 크기, 먹이 상태, 성숙 단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모든 가을 꽁치가 같은 수준의 지방을 지닌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메기의 진짜 원조는 꽁치가 아니다

겨울 별미로 유명한 과메기를 꽁치 전용 음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이름의 유래를 따라가 보면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청어가 많이 잡히던 시절 꼬챙이로 여러 마리의 청어 눈(目)에 구멍을 꿰어(貫) 말렸다고 해서 관목어(貫目魚)라고 불렸다. 목(目)이 포항 방언으로 메기라고 불리면서 관메기가 됐고, 받침 ‘ㄴ’이 탈락되며 과메기로 굳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즉 ‘과메기’라는 말 자체가 원래 청어를 말리는 방식에서 나온 이름인 셈이다. 그런데 1960년대부터 청어 어획량이 확 줄면서 지금 과메기는 꽁치가 청어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꽁치가 선택된 데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었는데, 청어는 생산과 말리는 과정이 번거로워 대체어로 상대적으로 살이 얇고 빨리 마르는 꽁치가 등장하긴 했지만, 결국 제조 방법이 곧 이름이 된 셈이다. 이렇게 자리를 내준 지 반세기가 지나면서 지금은 거꾸로 꽁치가 과메기의 ‘원조’처럼 여겨지고 있다. 최근에는 청어 어획이 다시 늘어난 시기에 청어 과메기도 함께 생산되고 있지만, 현재 유통되는 과메기에서는 여전히 꽁치가 널리 사용된다.

과메기를 만드는 방식도 두 가지로 나뉜다. 꽁치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뒤 반을 갈라 살만 말린 것을 편과메기라 부르고, 반면 잡은 꽁치를 내장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말린 것은 통과메기라고 부른다. 완성된 과메기는 바짝 마른 건어물이 아니라 반건조 오징어처럼 수분을 30~40% 보유하고 있어서, 먹을 때 차진 느낌이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요즘 유통되는 꽁치 과메기 중 상당수가 국내산 생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꽁치 어획량이 예전 같지 않다 보니 흔하던 꽁치도 잘 잡히지 않아 이제는 언 꽁치를 수입해서 과메기를 만드는 경우가 늘었다.

손질하지 않은 통꽁치와 반으로 갈라 꼬챙이에 꿰어 바닷바람에 말리는 과메기를 비교한 모습

영양성분, 100g에 담긴 것들

식품안전나라 자료에 따르면 꽁치 100g에는 에너지 142kcal, 단백질 22.7g, 지질 4.7g, 탄수화물 0.4g, 비타민A 21RE, 비타민B1 0.02mg, 비타민B2 0.28mg, 나이아신 6.4mg, 비타민C 1mg, 칼슘 42mg, 인 241mg, 철 1.7mg, 칼륨 150mg, 나트륨 80mg이 들어 있다. 꽁치의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중 EPA와 DHA 같은 오메가-3 계열 지방산도 들어 있다. 꽁치의 지방에는 EPA와 DHA 같은 오메가-3 계열 지방산이 포함되어 있으며, 비타민D도 공급할 수 있다. 다만 생것, 구운 것, 통조림처럼 조리·가공 상태가 달라지면 수분과 지방 함량이 달라져 100g 기준 수치도 크게 변한다. 따라서 영양성분을 비교할 때는 같은 조리 상태와 동일한 식품성분 데이터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런 성분들은 균형 잡힌 식단에서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지용성 비타민의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다만 조리 방식, 어획 시기, 선도에 따라 지방 함량 차이가 크므로 수치는 참고치로 보는 것이 좋다.

고르고 손질하고 보관하는 법

싱싱한 꽁치는 몸체가 탄탄하고 등의 푸른빛과 배의 은백색 경계가 선명하며, 눈이 맑고 아가미가 선홍빛을 띠는 것이 좋다. 손질할 때 한 가지 기억할 점은 껍질을 벗기지 않는 것인데, 꽁치는 껍질과 그 주변 살에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껍질은 벗기지 않는 것이 좋다. 내장은 비린내의 원인이 되므로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가볍게 헹군 뒤 소금구이, 조림, 통조림 등으로 활용하면 된다. 손질 전 생물은 가능한 한 빨리 조리하는 것이 좋고, 오래 두고 먹으려면 내장을 제거한 뒤 밀폐해 냉동 보관하면 지방 산화와 냄새를 줄일 수 있다.

흔했던 생선이 왜 귀해졌을까

한때 꽁치는 서민의 밥상을 책임지는 값싼 생선의 대명사였지만 최근 수십 년 사이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국내 연근해에서도 등푸른생선 전체 어획량이 2008년 27만8430톤에서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꽁치는 같은 기간 4909톤에서 298톤으로 93.9%나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공해상의 상황도 다르지 않아 북태평양수산위원회(NPFC) 집계 기준으로 회원국의 꽁치 어획량은 2008년 61만 8319t에서 2021년 9만 2206t으로 85%나 줄었다.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변화와 더불어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해수 온도 및 해류의 변화로 배타적경제수역이 아닌 북태평양 공해상에서 잡는 꽁치의 비중이 높아진 점이 꼽힌다. 실제로 한국은 2018년까지만 해도 EEZ에서 2943t의 꽁치를 잡았지만 2019년부터는 거의 잡지 못했다.

자원 감소에 대응해 국제사회도 손을 맞잡았다. 2020년부터 꽁치는 참치처럼 국가별 할당량을 받아 조업하게 되었는데, 당시 우리나라가 NPFC로부터 할당받은 어획량은 2만759톤으로 대만 18만466톤, 중국 9만365톤, 일본 4만6859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양이었다. 이후에도 자원량 감소세가 꺾이지 않자 규제는 더 엄격해졌다. 북태평양수산위원회(NPFC)는 자원 감소에 대응해 꽁치 어획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2025년에는 북태평양 전체 관리수역과 인접 관할수역을 합친 연간 어획 상한을 20만2500톤으로 설정했고, 2026년에는 잠정 수확통제규칙을 적용해 이를 18만2250톤으로 낮추는 기준이 마련됐다. 공해인 NPFC 협약수역에서 허용되는 총어획량은 전체 상한의 60%로 관리된다. 다만 NPFC 과학위원회도 현재 자원평가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어, 어획 상한은 매년 최신 자원평가 결과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원양에서 직접 잡는 양도 줄어, 원양어업을 통한 국내 꽁치 어획은 2018년 2만 3,701톤에서 최근에는 3,107톤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다.

부리처럼 뾰족한 주둥이로 북태평양의 플랑크톤을 쫓아 한류와 난류 사이를 오가던 이 작은 물고기는, 이제 아홉 개 나라가 머리를 맞대고 어획량을 협상해야 하는 국제적인 자원이 되었다. 과메기라는 이름조차 원래 제 것이 아니었던 꽁치가 반세기 만에 그 이름의 대표 선수가 된 것처럼, 식탁 위의 익숙한 생선 한 마리에도 생태와 어업, 기후변화가 얽힌 복잡한 사정이 켜켜이 쌓여 있다. 올가을 구이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꽁치 한 마리를 마주하게 된다면, 그 안에 담긴 먼 바다의 이야기를 한 번쯤 떠올려볼 만하다.

참고자료

  • 국립수산과학원, 주요생물 생태와 생활사 ‘꽁치’ 정보
  • 위키백과, ‘꽁치’ 항목 (Cololabis saira)
  • 식품안전나라(식품의약품안전처), 바다愛 ‘제철 수산물: 꽁치’
  • 소셜타임스, ‘[꽁치 분석] 오메가3 풍부… 비타민D, 고등어의 2.6배’ (국가표준 식품성분표 인용)
  • 하이닥, ‘오메가3 풍부 식품’ 관련 기사
  • 리얼푸드, ‘청어ㆍ꽁치로 만든 과메기, 왜 과메기라 부르지?’
  • 이데일리, ‘[海story]과메기 원조는 꽁치가 아닌 청어’
  • 현대해양, ‘엎치락 뒤치락 꽁치와 청어’
  • 이투데이, ‘고등어ㆍ꽁치ㆍ삼치 등푸른생선 어획량 뚝…이유는?’
  • 서울신문, ‘한중일 식탁에서 꽁치, 金치된다’ 및 ‘온난화에… 한중일 밥상서 金치된 꽁치’ (북태평양수산위원회 NPFC 관련)
  • 이데일리, ‘한·중·일 등 북태평양 꽁치 어획량 상한 10% 감축’
  • 국립수산과학원 보도자료, ‘북태평양 꽁치도 참치처럼 국제적으로 할당량 받아 조업한다’
  • 한국원양산업협회(KOSFA), 원양어업 꽁치 어획량 관련 자료
  • North Pacific Fisheries Commission, CMM 2025-08 for Pacific Saury — 2025 어획상한 202,500톤 및 관리기준
  • North Pacific Fisheries Commission, 2026 Scientific Committee Final Report — 2026 계산 어획수준 182,250톤 및 자원평가 불확실성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과메기」 — 청어 원조·관목어 어원·1960년대 이후 꽁치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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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요리에 관심이 많아 제철 재료와 재료 본연의 특성, 원산지를 찾아보다가 정보를 한곳에 정리하고자 원물닷컴을 시작했습니다. 식품 전문가가 아니라 재료를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공식 자료를 근거로 출처를 남기며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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