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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기와 부세, 다이아몬드 머릿뼈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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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상의 단골 생선 참조기는 왜 부세보다 비쌀까요? 머릿속 다이아몬드 뼈로 구별하는 법부터 회유 경로, 영광굴비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살펴봅니다.

추석이나 제사상에 생선 한 마리가 올라간다면 열에 아홉은 노르스름한 몸빛의 참조기일 것이다. 예부터 “밥상의 으뜸 생선”으로 불려온 이 물고기는 단순히 맛 좋은 생선을 넘어, 서해의 계절과 어민의 생계, 그리고 굴비라는 독특한 식문화까지 품고 있는 존재다. 비슷하게 생긴 부세와 자주 헷갈리는 이유, 봄마다 서해를 거슬러 올라오는 이유, 말려서 굴비가 되는 과정까지 참조기 한 마리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조기 중의 조기, ‘참’조기

참조기(학명: Larimichthys polyactis)는 서해(황해)에 서식하는 민어과에 딸린 물고기이다. 조기라는 이름이 붙은 생선은 백조기, 수조기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한국에서 수식어 없이 그냥 ‘조기’라고 하면 대개 이 참조기를 가리킨다. 몸길이 30cm 정도이고 꼬리자루는 가늘고 길며 몸빛은 회색을 띤 황금색이다.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조기라는 이름은 원기를 도와주는 생선이라는 뜻의 助氣에서 비롯됐다고 하며 가장 맛있는 고급 생선이라는 설명이 전해진다. 머리뼈가 유난히 단단해 돌처럼 느껴진다 해서 석수어(石首魚)라는 한자 이름으로도 오래전부터 기록에 등장한다. 재미있게도 참조기는 세는 단위도 독특해서, 조기를 세는 단위로는 마리·손(2마리)·뭇(10마리)·두름(20마리)·동(1,000마리) 등이 있다.

황금빛 몸에 숨은 소리와 길, 생태와 회유

참조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꽤 요란한 물고기다. 민어과 어류 특유의 성질대로 부레를 움직여서 소리를 낼 수 있는데, 대체로 “뿌욱, 뿌욱”으로 들리는 이 소리는 무리를 지은 참조기 떼가 서로 흩어지지 않게 하거나 암수가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서식 수층도 뚜렷해서 국내 서해 및 남해, 중국 연안 및 동중국해에 분포하는 저서 회유성 어종으로, 서식수층은 40–120m이다.

참조기의 생애는 계절에 따라 서해를 오르내리는 긴 회유로 요약된다. 한국에 출현하는 참조기의 산란기는 3–6월로 산란장은 서해 연안해역인 연평도 및 칠산도 주변해역이며, 산란을 마치고 서해 외해로 회유한 뒤 10월 하순부터 남하하여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제주도 서남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겨울을 제주 남쪽 따뜻한 바다에서 보낸 무리가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서해 북쪽으로 올라오고, 알을 낳은 뒤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는 큰 원을 그리며 한 해를 보내는 셈이다.

서해 칠산바다에서 그물에 가득 걸려 올라온 황금빛 참조기 떼

참조기와 부세, 무엇이 다를까?

시장에서 가장 자주 일어나는 혼동은 참조기와 부세(부서)를 구별하는 일이다. 참조기(또는 조기, Larimichthys polyactis)와 부세조기(또는 부세·부서, Larimichthys crocea)는 그 외양이 매우 비슷하나 값 차이가 커서 자주 비교대상으로 등장한다. 두 종을 확실히 가르는 기준은 머리뼈 구조다. 참조기의 경우 다이아몬드 형태의 융기를 가지고 있는 반면, 부세조기의 경우에는 융기의 각도가 달라 거의 11자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가 매번 뼈를 만져볼 수는 없으니 크기와 식감으로도 가늠할 수 있는데, 조기는 25cm 내외의 크기가 가장 많이 잡히고 부세는 조기보다 5~10cm 정도 큰 30~35cm 내외의 크기가 보통이다. 맛에서도 차이가 뚜렷해서 조기는 살이 단단하고 감칠맛이 좋지만 부세는 조기에 비해 살이 물렁거리는 느낌이 있다. 서식지도 조금 달라 부세는 주로 동중국해에서 잡히는 반면 조기는 이동성 어류로 동중국해에서 월동한 뒤 봄이면 북상하는 습성을 지닌다.

참조기와 부세의 머리뼈 융기 모양 차이를 보여주는 비교 사진

알이 꽉 찬 봄, 참조기가 가장 맛있을 때

참조기는 산란을 앞둔 시기에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영광 법성포 앞 칠산바다를 지나는 참조기 떼가 이 시기의 대표 사례인데, 법성포 앞 칠산바다에서는 4∼5월경 특히 곡우사리 때 알이 차고 맛이 좋은 산란 직전의 조기를 잡을 수 있다. 다만 이 시기는 동시에 자원을 보호해야 할 산란기이기도 해서 국가 차원의 금어기가 운영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갈치와 참조기는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잡을 수 없고, 일부 권역의 특정 어법은 금어기가 달리 적용된다. 금어기가 아닌 시기에도 어린 개체 보호를 위한 기준은 연중 적용되어 참조기는 전장 길이 15cm 이하인 개체는 금지체장에 해당하여 포획할 수 없다. 한편 과거 서해를 대표하던 어장의 풍경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산란장인 연평도, 영광 부근 해역에서 많이 잡혔으나 최근에는 남획으로 그 수가 급격히 줄었을 뿐 아니라 크기도 작아졌다. 어장의 중심축 자체도 이동해 지금은 서해보다 남해에서 더 많이 잡혀 서해를 대표하는 생선이란 말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양성분, 가벼운 단백질 생선

참조기는 전통적으로 기운을 북돋는 생선으로 여겨져 온 만큼 단백질 함량이 눈에 띈다. 조기는 단백질, 니아신, 비타민 A·B·D와 칼슘, 철분, 칼륨을 함유한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조기의 단백질은 100g당 19.3g으로 닭고기(19g)와 비슷한 수준이며, 비교 대상인 부세는 21.9g으로 조기보다 함량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핵산 성분도 특징적인데 참조기 100g당 핵산은 96.1mg으로 RNA 53.8mg, DNA 42.3mg이 들어 있다. 다만 이러한 성분이 특정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담백한 생선으로서 균형 잡힌 식단의 한 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생선에서 굴비로, 이용과 보관

참조기는 손질해 바로 구워 먹거나 조림, 매운탕으로 끓여도 좋지만, 가장 상징적인 이용법은 역시 소금에 절여 말린 굴비다. 신선한 참조기를 고를 때는 비늘이 고르게 남아 있고 몸통이 탄탄하며 배가 선명한 황금빛을 띠는 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손질할 때는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긁어낸 뒤 흐르는 물에 헹구고, 바로 조리하지 않을 경우 소금을 살짝 뿌려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면 선도를 좀 더 유지할 수 있다. 보리굴비처럼 염장·건조해 즐기는 경우에는 부세로 만든 제품이 많이 유통되므로, 포장지의 원재료명을 확인해 참조기인지 부세인지 가려보는 것도 좋은 소비 습관이 된다.

영광 법성포와 굴비 문화

참조기가 굴비로 변신하는 과정에는 영광 법성포라는 지명이 빠지지 않는다. 굴비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데, 굴비 어원은 미상이며, 일설로는 법성포에 귀양온 이자겸이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그 맛이 변하지 않는 영광굴비를 진상하면서 ‘비굴’의 글자를 바꾸어 ‘굴비’라 하였다고 전한다. 실제로 이 설화의 역사적 사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향토사 연구도 있어, 굴비라는 이름의 정확한 기원은 하나의 정설로 확정하기보다 여러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으로 이해하는 편이 맞다.

이름의 유래와 별개로 법성포의 굴비 가공법은 지역의 자연조건과 깊이 연결돼 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통 방식에 대해 한 보도는 가공은 전통 염장법인 ‘섶장법’으로 이뤄지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금’이 지명에 들어간 영광군 염산면에서 생산된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만을 사용해 염장된 참조기를 청정 해풍에 자연 건조한다고 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굴비 산업의 규모도 작지 않아서 연간 약 6960톤, 매출 2010억 원, 428개 업체가 생태계를 이루는 이 산업은 지역 경제의 중추이자 한국 식문화의 살아 있는 유산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자연산 어획량 감소에 대응해 양식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참조기 양식기술을 종자생산 업체에 이전해 전장 10cm 내외 참조기 치어 약 40만 마리를 제주도 내 육상양식장 2곳에 분양, 양성 시험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2026년까지 종자 100만 마리 생산, 50톤 출하를 목표로 하며 2027년에는 출하량 100톤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고수온 등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양식 산업의 대안으로 2021년부터 참조기의 산란시기 조절과 체색 개선, 암컷 비율 증가, 성장 속도 향상 등 상품성 강화 연구가 함께 진행되어 왔다.

서해를 오르내리며 울음소리로 서로를 찾던 이 작은 황금빛 물고기는 수백 년 동안 한반도의 밥상과 제사상, 그리고 영광 법성포 같은 어촌의 생계를 함께 지탱해 왔다. 부세와 구별되는 머릿속 다이아몬드 뼈 하나에도 자연과학의 정밀함이 담겨 있고, 봄철 칠산바다를 지나는 알밴 참조기 한 마리에도 긴 회유의 역사가 녹아 있다. 자원 감소와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과제 앞에서 참조기는 지금도 그 모습을 조금씩 바꾸어가며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

참고자료

  • 해양수산부, “갈치·참조기·붉은대게 등 7월부터 금어기 시작” 보도자료
  • 해양수산부, “전체 수산자원의 금어기·금지체장 기준 알림”(2026)
  • 국립수산과학원 한국수산과학회지, “한국 해역에서 어획된 참조기(Larimichthys polyactis)의 연령과 성장 연구”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영광굴비” 항목
  • 농수축산신문, “[기획 특집] 천년의 바람이 만든 이름, 영광굴비”
  • 영광군 문화관광, “굴비체험”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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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요리에 관심이 많아 제철 재료와 재료 본연의 특성, 원산지를 찾아보다가 정보를 한곳에 정리하고자 원물닷컴을 시작했습니다. 식품 전문가가 아니라 재료를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공식 자료를 근거로 출처를 남기며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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