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는 대파와 무엇이 다를까? 씨앗 대신 종구를 심는 이유와 가을 제철까지
쪽파는 작은 대파처럼 보이지만 단순히 대파를 어린 시기에 뽑은 채소가 아닙니다. 땅속을 살펴보면 여러 개의 작은 비늘줄기가 갈라져 붙어 있고 이 비늘줄기를 다시 심어 다음 쪽파를 키웁니다. 대파나 양파와 같은 파속 식물이지만 재배방식과 생육 특성이 분명하게 다른 작물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노지 쪽파는 늦여름에 심어 10~11월에 수확하는 재배가 대표적입니다. 김장철에 쪽파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수확주기와 연결됩니다. 파김치에서는 주재료가 되고 김치 양념과 전, 무침에서는 대파보다 가늘고 부드러운 향채 역할을 합니다.
쪽파는 어떤 식물일까?
농촌진흥청은 쪽파의 학명을 전통적으로 Allium wakegi Araki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식물분류 체계가 바뀌면서 현재 왕립식물원 큐의 Plants of the World Online에서는 Allium × wakegi를 별도의 인정 종으로 두지 않고 Allium × proliferum의 이명으로 처리합니다.
현재 분류에서는 이 식물이 양파인 Allium cepa와 파인 Allium fistulosum 계통 사이에서 형성된 잡종과 관련된 것으로 봅니다. 오래된 농업자료와 최신 식물분류 자료에서 학명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쪽파를 대파의 작은 품종으로 보는 것도, 어린 양파라고 보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파와 양파 계통의 특징이 함께 나타나는 독특한 파속 작물입니다.

대파와 쪽파는 무엇이 다를까?
대파는 일반적으로 Allium fistulosum을 중심으로 하는 파 작물입니다. 아래쪽 흰 부분이 굵고 길게 자라며 식물 하나가 상대적으로 큰 형태를 만듭니다.
쪽파는 훨씬 작고 잎이 가늘며 아래쪽에서 여러 개의 비늘줄기로 나뉘는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이처럼 한 포기에서 여러 개로 갈라지는 성질 때문에 수확한 쪽파의 뿌리 부분을 보면 작은 구가 여러 개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실파와도 다릅니다. 실파는 일반적으로 대파인 Allium fistulosum을 어린 시기에 가늘게 재배하거나 수확한 것을 가리키는 반면 쪽파는 식물 자체의 재배 특성이 다릅니다.
겉모습만 보면 쪽파와 실파가 비슷할 수 있지만 아래쪽 비늘줄기를 살펴보면 차이가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쪽파는 왜 ‘쪽’파라고 부를까?
쪽파는 자라면서 아래쪽 비늘줄기가 여러 개로 나뉩니다. 농가에서는 이렇게 서로 붙어 있는 구를 하나씩 또는 몇 개씩 나누어 다시 심는데 이를 분구라고 합니다.
‘쪽’이라는 말도 무언가가 작게 나뉜 한 부분을 가리키는 우리말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마늘 한 덩어리를 여러 개의 ‘마늘쪽’으로 나누어 부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다만 식물 이름의 정확한 역사적 어원을 한 가지 설명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여러 개로 나뉘는 쪽파의 생육 형태와 이름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쪽파는 씨앗을 뿌리지 않는다
쪽파 재배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입니다. 일반 채소처럼 봉지에 든 씨앗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씨쪽파 또는 종구라고 부르는 작은 비늘줄기를 심습니다.
농촌진흥청의 2023년 쪽파 재배기술에서도 쪽파는 꽃이 피더라도 정상적인 씨앗을 맺지 않기 때문에 비늘줄기인 종구로 번식한다고 설명합니다.
수확하거나 저장해 둔 종구의 마른 뿌리와 겉껍질을 정리하고 큰 것은 한 구씩, 작은 것은 몇 개씩 나누어 밭에 심습니다. 땅속에 심은 종구에서 새로운 뿌리와 잎이 자라면서 한 포기의 쪽파가 만들어집니다.

씨쪽파를 여름까지 보관하는 이유
가을 쪽파를 심기 위해서는 이전에 수확한 종구를 여름 동안 보관해야 합니다. 이 기간에 쪽파의 비늘줄기는 일정한 휴면상태를 거칩니다.
농촌진흥청은 저장된 씨쪽파의 휴면을 깨기 위해 약 30℃에서 일정 기간 처리하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준비한 종구를 늦여름 무렵 밭에 심으면 뿌리가 나오고 잎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즉 우리가 가을에 먹는 쪽파는 몇 달 전 씨앗에서 바로 시작된 채소가 아니라 이전 세대에서 만들어진 비늘줄기가 다시 싹을 틔워 자란 것입니다.
쪽파는 언제 심고 언제 수확할까?
대표적인 가을 노지재배에서는 8월 중순 무렵 종구를 심어 10~11월에 수확합니다. 김장이 시작되는 시기와 출하시기가 잘 맞기 때문에 가을 쪽파는 김장재료로 특히 중요합니다.
겨울과 봄에도 쪽파를 볼 수 있는 이유는 재배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시설재배에서는 8월 하순에서 9월 상순에 심어 12월부터 이듬해 1월에 수확할 수 있고 터널재배를 이용하면 이듬해 2~3월까지 출하가 이어집니다.
농촌진흥청은 쪽파가 보통 심은 뒤 약 30~40일부터 상품성을 살펴 수확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너무 빨리 수확하면 품질은 좋지만 수량이 적고 너무 늦으면 수량은 늘어도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쪽파는 왜 가을에 잘 자랄까?
쪽파는 한여름의 강한 고온보다 비교적 서늘한 환경에서 생육이 좋습니다. 농촌진흥청의 재배자료에서 생육 적온은 대략 15~20℃ 정도로 제시됩니다.
한여름이 지나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는 늦여름에 종구를 심으면 초가을의 온화한 날씨 속에서 잎과 뿌리가 빠르게 자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온도가 높아지면 잎끝이 마르기 시작하고 지하부 비늘줄기의 비대가 진행됩니다. 쪽파가 계절에 따라 잎을 키우는 시기와 종구를 만드는 시기가 나뉘는 이유입니다.
쪽파 아래쪽이 둥글게 굵어지는 이유
쪽파를 뽑아보면 잎 아래쪽에 작은 양파처럼 둥글거나 길쭉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이 비늘줄기, 즉 구입니다.
잎의 기부가 겹겹이 모여 만들어진 저장기관으로 식물이 다음 생육을 준비할 영양분을 저장합니다. 일정한 온도와 일장 조건이 되면 이 부분이 점차 굵어집니다.
우리가 쪽파를 먹을 때는 이 비늘줄기와 흰 줄기, 녹색 잎을 모두 함께 이용합니다. 종구 생산을 목적으로 재배한다면 이 비늘줄기가 충분히 형성될 때까지 더 오래 키웁니다.
쪽파 한 포기가 여러 포기로 갈라지는 이유
하나의 종구에서 성장한 쪽파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래쪽에서 새로운 생장점이 만들어지고 여러 개의 구로 갈라질 수 있습니다. 이것을 분얼 또는 분구라고 합니다.
그래서 밭에서 뽑은 쪽파 한 포기를 자세히 보면 독립적인 줄기가 여러 개 모여 있고 각각의 아래쪽에 작은 구가 형성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쪽파를 오래 키울수록 이런 분구가 진행돼 종구로 사용할 수 있는 개체 수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쪽파의 흰 부분은 왜 생길까?
땅 위로 나온 잎은 빛을 받아 엽록소가 만들어지면서 녹색이 됩니다. 반면 흙 속이나 흙에 가까운 부분은 빛을 적게 받아 흰색 또는 연한 녹색을 띱니다.
재배 과정에서 식물 아래쪽에 흙을 덮어주는 북주기를 하면 빛이 차단되는 부분이 늘어 흰 연백부를 길게 만들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도 쪽파 재배에서 북주기를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기술 가운데 하나로 제시합니다.

쪽파의 매운 향은 어디에서 나올까?
쪽파를 자르면 대파와 양파, 마늘에서 맡을 수 있는 파속 식물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이는 세포가 손상될 때 황을 포함하는 여러 전구물질과 효소가 만나면서 휘발성 황화합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식물이 멀쩡할 때는 관련 물질이 세포 내부에서 나뉘어 존재하지만 칼로 자르거나 씹으면 조직이 파괴되면서 반응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잘게 썰수록 향이 빠르게 퍼지고 시간이 지나면 처음의 날카로운 향도 점차 달라집니다.
대파보다 잎과 줄기가 가늘고 부드러운 쪽파는 파 특유의 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생으로 무치거나 김치에 사용할 때 비교적 부드러운 식감을 냅니다.
파김치에는 왜 대파보다 쪽파를 많이 사용할까?
쪽파는 크기가 작고 줄기부터 잎까지 한 번에 먹기 좋습니다. 소금이나 젓갈이 들어간 양념에 버무려도 잎과 줄기가 자연스럽게 휘어 한 포기를 그대로 김치로 만들기 편합니다.
대파는 흰 줄기가 두껍고 잎도 굵어 같은 방법으로 담갔을 때 쪽파와는 전혀 다른 식감이 납니다.
특히 가을 노지 쪽파의 수확기가 김장철인 10~11월과 겹치기 때문에 지역의 김치문화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됐습니다.
쪽파김치뿐 아니라 갓김치와 배추김치 양념에도 잘게 썬 쪽파를 넣어 향과 색을 더합니다.
쪽파전에서 쪽파를 길게 사용하는 이유
쪽파는 잎과 줄기가 가늘고 유연하면서도 어느 정도 길이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잘게 자르지 않고 길게 늘어놓아 전을 부칠 수 있습니다.
파전에서는 파가 단순히 향을 내는 부재료가 아니라 전의 주요 식재료가 됩니다. 해산물과 반죽을 함께 사용한 해물파전에서도 쪽파나 가는 파가 널리 활용됩니다.
가열하면 생쪽파의 날카로운 향은 줄고 단맛이 상대적으로 잘 느껴지며 잎과 줄기도 부드러워집니다.
쪽파와 양파는 맛이 왜 비슷할까?
쪽파와 양파, 대파, 마늘은 모두 Allium속에 포함되는 가까운 식물입니다. 세포가 손상될 때 황을 포함하는 향기성분이 만들어진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최신 식물분류에서는 쪽파로 불려온 Allium × wakegi를 양파 A. cepa와 대파 A. fistulosum 계통의 잡종인 Allium × proliferum과 연결해 처리합니다.
쪽파에서 대파 같은 녹색 잎과 향이 나타나면서 아래쪽에는 작은 양파와 닮은 비늘줄기가 만들어지는 모습도 이런 계통적 특징을 떠올리게 합니다.
쪽파에는 어떤 영양성분이 들어 있을까?
국립농업과학원의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서는 생쪽파를 별도의 식품으로 분류해 영양성분을 제공합니다. 수분을 많이 포함하는 녹색 채소이며 탄수화물과 단백질, 식이섬유, 칼륨과 칼슘 등의 무기질, 비타민류를 함께 포함합니다.
특히 쪽파와 대파, 실파는 모양이 비슷해도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서 별도의 식품 항목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대파의 영양수치를 그대로 쪽파에 적용하는 것보다 실제 쪽파 분석값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품종과 재배시기, 수확상태에 따라 실제 수치는 달라질 수 있으며 생것과 김치처럼 양념·발효한 식품 역시 영양구성이 달라집니다.
쪽파에 여러 비타민과 식물성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특정 질환의 예방이나 치료효과로 확대해서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양한 채소 가운데 하나로 이용하면 됩니다.
쪽파를 고를 때는 무엇을 볼까?
신선한 쪽파는 녹색 잎이 선명하고 잎끝이 지나치게 누렇게 마르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줄기는 힘이 있으면서 부드럽고 아래쪽 흰 부분이 무르거나 끈적이지 않는지 살펴봅니다.
뿌리가 붙어 있다면 심하게 검게 변하거나 썩은 냄새가 없는지도 확인합니다. 아래쪽 비늘줄기는 품종과 재배상태에 따라 흰색부터 연한 자주색을 띨 수 있으므로 자주색 자체를 변질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파김치용이라면 지나치게 굵은 것보다 줄기와 잎의 굵기가 비교적 고르고 부드러운 쪽파가 손질하기 편합니다.
쪽파는 어떻게 손질할까?
뿌리가 붙은 쪽파는 아래쪽의 마른 뿌리를 잘라내고 지저분하거나 마른 겉잎을 제거합니다. 비늘줄기 주변에 흙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물을 받아 흔들어 씻은 뒤 흐르는 물에서 다시 확인합니다.
잎 사이에도 흙이나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움켜쥐고 씻기보다 조금씩 나누어 세척하는 편이 좋습니다.
파김치를 담글 때는 길이를 살려 통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양념이나 전에는 용도에 맞게 일정한 길이로 자릅니다.
쪽파를 냉장고에 오래 두면 왜 쉽게 무를까?
쪽파는 잎이 가늘고 수분 손실이 빨라 수확 후 시간이 지나면 잎끝부터 시들기 쉽습니다. 반대로 표면에 물이 많이 남은 상태로 밀폐하면 잎이 물러지고 부패하기 쉬워집니다.
바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씻지 않은 상태에서 흙과 과도한 수분만 정리한 뒤 종이나 키친타월로 감싸 냉장 보관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이미 씻은 쪽파는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 밀폐하고 가능한 빨리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잘게 썬 쪽파는 냉동할 수도 있지만 해동하면 생쪽파의 탄력 있는 식감이 사라지므로 국이나 볶음처럼 가열하는 음식에 이용하기 좋습니다.
쪽파는 작은 대파가 아니라 스스로 이어지는 작물이다
쪽파는 겉으로 보면 대파를 작게 줄여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재배과정을 보면 전혀 다른 성격이 드러납니다. 씨앗 대신 작은 비늘줄기를 심고 하나의 구가 다시 여러 구로 나뉘면서 다음 세대로 이어집니다.
늦여름에 종구를 심으면 서늘해지는 가을 동안 가느다란 잎이 빠르게 자라고 10~11월에는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습니다. 김장과 파김치에 쪽파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도 이 계절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쪽파를 이해할 때는 단순히 대파보다 작은 파라고 보기보다 파와 양파 계통의 특징이 만난 식물이 비늘줄기로 번식하며 가을 식탁까지 이어지는 작물이라는 점을 함께 보는 것이 이 원물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참고자료
농촌진흥청 농사로, 「쪽파」 재배력 및 재배적 특성 (농사로)
농촌진흥청, 「쪽파의 특성과 재배방법 소개」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 농사로, 「쪽파 재배 기술」, 충청남도농업기술원 협조, 2023년 (농사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텃밭에서 쪽파 키우기」 (농촌진흥청)
Royal Botanic Gardens, Kew, Plants of the World Online – Allium × wakegi Araki (Plants of the World Online)
Royal Botanic Gardens, Kew, Plants of the World Online – Allium × proliferum (Plants of the World Online)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쪽파·생것 (농촌진흥청)
원물닷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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