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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고기는 왜 껍질과 지방까지 함께 먹을까? 품종·육질·영양·조리법까지

원물닷컴 에디터

오리고기를 처음 보면 닭고기와 같은 가금류인데도 색과 지방의 모습이 상당히 다릅니다. 닭 가슴살은 옅은 색을 띠는 반면 오리고기는 전체적으로 붉은빛이 강하고, 특히 껍질 아래에는 비교적 두꺼운 지방층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오리를 구울 때 기름이 많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오리고기를 단순히 ‘기름진 닭고기’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리는 물에서 생활하는 습성에 적응한 조류이고, 근육의 성질과 지방 분포, 사육되는 품종까지 닭과 다릅니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오리고기의 특징을 이해하려면 먼저 집오리는 어디에서 왔고 왜 이렇게 지방층이 발달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집오리는 청둥오리에서 시작됐다

오리과에는 많은 야생종이 있지만 사람이 기르는 집오리의 대부분은 청둥오리(Anas platyrhynchos) 계통에서 유래했습니다.

FAO는 대부분의 집오리 품종이 청둥오리에서 유래했으며 아시아에서 오래전부터 가축화됐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계통으로는 중남미에서 가축화된 사향오리(Cairina moschata)가 있습니다.

집오리의 가축화 시기는 하나의 정확한 연도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FAO 자료에서는 동남아시아에서 최소 약 4,000년 전부터 가축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설명합니다.

오리는 특히 논과 습지가 많은 아시아 농경문화와 잘 맞았습니다.

논에서 곤충과 달팽이, 떨어진 곡물을 먹을 수 있었고 오리의 배설물은 농경지에 다시 영양분을 공급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오늘날에도 세계 오리 사육의 상당 부분이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연못과 농장 주변에서 사육되는 흰색 육용오리들의 모습

우리가 흔히 먹는 흰 오리는 어떤 오리일까?

식당이나 마트에서 보는 오리고기는 대체로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개량된 육용오리에서 나옵니다.

세계 상업용 육용오리에서는 페킨계 오리가 널리 이용되며, 국내에서도 체리밸리·그리모 등 육용 계통이 사육돼 왔습니다.

국립축산과학원 자료에서도 국내 사육 육용오리의 품종별 생산성과 도체 특성을 비교하면서 체리밸리와 그리모 계통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해외 육용오리 종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품종 개발도 진행돼 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은 토종오리를 활용해 ‘우리맛오리’를 개발했으며, 이후에도 국산 오리 품종 개발 연구를 계속해 왔습니다.

따라서 ‘오리고기’라고 해도 모든 오리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야생오리와 가축오리는 다르고, 육용오리와 토종오리, 사향오리는 성장 속도와 체형, 지방량과 육질에서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오리고기는 왜 닭고기보다 붉을까?

닭고기를 보면 가슴살은 거의 흰색에 가깝지만 오리고기는 가슴살까지 붉은빛을 띱니다.

이 차이에는 근육 속 미오글로빈이 관여합니다.

미오글로빈은 근육에 산소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단백질입니다.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에서는 미오글로빈의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고기의 색도 더 짙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오리는 걷는 것뿐 아니라 헤엄치고 날아다니는 활동에 적응해 있기 때문에 닭과 근육 사용 방식이 다릅니다.

이 때문에 요리에서는 오리 가슴살을 흔히 ‘붉은 고기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가금육’처럼 다루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물학적 분류에서 오리고기는 여전히 가금육입니다. 색이 붉다는 이유만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적색육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리의 두꺼운 지방은 어디에 있을까?

오리고기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지방입니다.

특히 육용오리는 근육 속뿐 아니라 껍질 아래에 지방이 상당량 축적됩니다.

그래서 오리 가슴살을 잘라 보면 붉은 근육 위에 흰색 또는 옅은 크림색의 껍질과 지방층이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리고기를 팬에 구울 때 기름이 많이 빠져나오는 것도 근육 자체의 지방만이 아니라 이 피부 아래 지방이 녹기 때문입니다.

이 특징은 오리고기의 영양성분을 볼 때도 매우 중요합니다.

‘껍질을 포함한 오리고기’와 ‘살코기만 있는 오리고기’의 지방량과 열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붉은 오리 가슴살과 다리살 위에 붙어 있는 껍질과 피하지방층

오리고기 영양성분은 껍질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오리고기는 단백질과 철, 비타민 B군 등을 공급할 수 있는 식품입니다.

그러나 오리고기의 영양성분을 하나의 숫자로 설명하는 것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USDA FoodData Central의 가축 오리 살코기 생것 100g 자료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양성분100g당
에너지135 kcal
단백질18.28 g
지방5.95 g
탄수화물0.94 g
철약 2.4 mg
인약 203 mg
비타민 B1약 0.36 mg
비타민 B2약 0.45 mg
니아신약 5.3 mg

반면 껍질과 지방을 포함한 가축 오리 생것 100g은 약 404 kcal, 지방 39.34g, 단백질 11.49g으로 나타납니다. 즉 같은 오리라도 껍질과 지방을 포함하는지에 따라 영양 구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흔히 보이는 “오리고기 100g은 몇 kcal”라는 숫자는 어떤 부위인지, 껍질이 포함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품종과 사육환경, 부위, 손질 상태에 따라서도 실제 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리기름은 무조건 몸에 좋은 지방일까?

오리고기를 설명할 때 흔히 등장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불포화지방이 많으니 기름을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주장입니다.

이렇게 단순화해서는 안 됩니다.

오리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산도 들어 있지만 포화지방산 역시 포함돼 있습니다. USDA 자료에서 껍질을 포함한 생오리고기 100g의 총지방은 약 39.3g이며 포화지방도 상당량 포함됩니다.

따라서 오리기름을 특정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식품처럼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오리고기는 단백질과 여러 비타민·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는 육류 가운데 하나이며, 지방 섭취량은 껍질을 얼마나 먹는지와 조리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가슴살과 다리살은 무엇이 다를까?

오리도 닭과 마찬가지로 부위에 따라 육질이 다릅니다.

가슴살은 넓고 두꺼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리고기 특유의 붉은 색과 껍질 아래 지방층이 잘 드러나는 부위이며 스테이크처럼 통째로 굽거나 훈제하는 데 많이 이용합니다.

다리살은 움직임이 많은 근육입니다. 근육의 결합조직이 발달해 가슴살보다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장시간 천천히 익히면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날개와 목 주변은 뼈와 결합조직이 많아 국물 요리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오리를 부위별로 세밀하게 판매하기보다 한 마리를 절단하거나 슬라이스한 형태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부위 구분이 익숙하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조리법을 생각하면 가슴과 다리의 차이를 아는 것이 유용합니다.

오리가슴살은 왜 껍질부터 구울까?

두꺼운 껍질과 지방층은 오리고기의 단점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조리 특성이기도 합니다.

오리 가슴살을 팬에 조리할 때는 흔히 껍질 쪽부터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가열합니다.

이 과정에서 껍질 아래 지방이 녹아 나오는데 이를 렌더링(rendering)이라고 합니다.

지방을 충분히 녹이지 않고 높은 온도에서 짧게 굽기만 하면 껍질 아래에 두꺼운 지방층이 그대로 남아 질기고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천천히 지방을 녹인 뒤 표면을 노릇하게 익히면 껍질은 얇고 바삭해지고 고기에는 오리 특유의 풍미가 남습니다.

불고기처럼 얇게 썬 오리고기는 지방이 쉽게 빠지기 때문에 별도의 식용유를 많이 넣지 않아도 조리할 수 있습니다.

오리 가슴살을 껍질 쪽부터 구워 지방을 천천히 녹이는 조리 모습

훈제오리와 생오리고기는 같은 식품이 아니다

마트에서는 생오리보다 훈제오리를 더 자주 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양 정보를 비교할 때 생오리고기와 훈제오리는 구분해야 합니다.

훈제오리는 염지, 가열, 훈연 등의 가공과정을 거친 제품입니다. 제품에 따라 소금과 기타 조미료가 들어가므로 나트륨 함량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오리고기의 영양성분을 훈제오리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반대로 특정 훈제오리 제품의 성분을 모든 오리고기에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구입할 때는 원재료와 영양성분 표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오리고기를 고를 때 무엇을 볼까?

생오리고기는 먼저 포장 상태와 냉장·냉동 보관 조건, 소비기한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살코기는 품종과 부위에 따라 붉은빛에서 짙은 붉은색을 띨 수 있으며 껍질과 지방은 흰색에서 옅은 크림색을 띱니다.

표면이 지나치게 마르거나 포장 내부에 액체가 과도하게 고여 있는 제품, 포장이 손상된 제품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오리도 다른 생고기와 마찬가지로 구입 후에는 상온에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오리는 씻어서 조리해야 할까?

가금류 생고기를 흐르는 물에 씻으면 물방울이 주변 싱크대나 조리기구에 튀면서 미생물이 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오리를 물에 여러 번 씻기보다는 필요한 부분을 손질한 뒤 충분히 가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용한 칼과 도마도 채소나 이미 조리된 음식에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구분해 세척해야 합니다.

냉동 오리를 해동할 때도 상온에 오랫동안 두기보다는 냉장 해동처럼 온도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오리는 논농사와도 오랜 관계를 맺어왔다

오리는 단순히 고기와 알을 얻기 위한 가축만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아시아의 벼농사 지역에서는 오리를 논에 풀어 기르는 방식이 오래전부터 이용됐습니다.

오리는 논에서 곤충과 달팽이, 잡초나 떨어진 곡물을 먹고 움직이면서 농경생태계의 일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FAO 역시 오리와 벼농사의 결합이 아시아의 전통적인 농업 방식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현재의 대규모 육용오리 사육은 과거 논오리 사육과 상당히 다른 형태이지만, 오리가 아시아 식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농경환경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오리고기는 탕과 백숙, 주물럭, 로스구이, 훈제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됩니다.

오리고기의 특징은 결국 ‘붉은 근육과 껍질 아래 지방’에 있다

오리고기를 닭고기와 비교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짙은 육색과 풍부한 지방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외형 차이가 아니라 물에서 생활해 온 오리의 생태와 근육 구조, 그리고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품종 개량이 함께 만들어 낸 특징입니다.

살코기만 떼어 보면 오리고기는 단백질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담백한 육류가 될 수 있지만, 껍질과 피하지방을 함께 먹으면 열량과 지방량은 크게 높아집니다. 그래서 오리고기의 영양을 말할 때는 반드시 부위와 껍질 포함 여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오리고기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역시 이 지방을 무조건 제거하거나 반대로 건강에 좋은 기름이라고 생각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껍질의 지방을 천천히 녹여내거나 요리에 맞게 손질하면서 오리라는 식재료가 가진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참고자료

  • FAO, Ducks – Gateway to poultry production and products
  • FAO, Global distribution of ducks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종오리와 실용오리에서 생산된 육용오리 품종간 생산성 비교」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육용오리 품종별 도체수율 및 고기의 물리·화학적 특성 자료 활용」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오리고기 먹고 오리알 먹고∼ 건강이 따라 ‘오리’」
  •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생산성 향상을 위한 토종오리 교잡방법」
  • 식품의약품안전처, K-FIND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 USDA FoodData Central, Duck, domesticated, meat only, raw, FDC 172410
  • USDA FoodData Central, Duck, domesticated, meat and skin, raw, FDC 172408

슬러그: duck-meat

메타 설명: 오리고기는 왜 닭고기보다 붉고 껍질 아래에 지방이 많을까요? 집오리의 기원과 육용 품종부터 가슴살·다리살의 차이, 껍질 유무에 따른 영양성분, 조리와 보관법까지 알아봅니다.duck-m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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