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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은 왜 피클 향이 날까? 원산지·씨앗·키우기

원물닷컴 에디터

딜은 가느다란 잎과 산뜻한 향이 특징인 허브입니다. 연어나 감자 요리 위에 올려진 초록색 잎으로 접하는 경우도 많고, 오이 피클 특유의 향을 만드는 재료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겉모습은 회향이나 당근 잎과 비슷하지만 향과 이용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잎뿐 아니라 꽃과 씨앗처럼 보이는 열매까지 향신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딜의 특징입니다.

딜은 어디에서 시작된 식물인지, 딜 잎과 딜씨드는 어떻게 다른지, 어떤 맛을 가지고 있으며 집에서는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초록색 깃털 같은 잎과 노란 우산 모양 꽃이 함께 보이는 딜의 전체 모습

딜은 어떤 식물일까

딜의 학명은 **Anethum graveolens L.**입니다. 미나리과(Apiaceae)에 속하는 한해살이 허브로, 당근·파슬리·셀러리·고수·회향과 같은 과에 속합니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Kew)는 딜을 온대지역에서 주로 자라는 한해살이 식물로 분류합니다. 줄기는 가늘고 홈이 있으며, 잘게 갈라진 잎은 실처럼 가느다란 형태를 띱니다. 성장하면 높이가 약 1m 정도까지 자랄 수 있습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여름이 되면 줄기 끝에서 작은 노란 꽃들이 우산을 펼친 것처럼 둥글게 모여 피는 산형꽃차례를 만듭니다.

이 모습 때문에 잎만 보면 다른 미나리과 허브와 비슷하지만 꽃이 피기 시작하면 딜 특유의 형태가 더욱 뚜렷해집니다.

딜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딜을 흔히 ‘지중해 허브’라고 부르지만 원산지를 지중해 연안 한 곳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Kew가 제시하는 딜의 자연분포 범위는 북아프리카에서 차드에 이르는 지역과 이란에서 아라비아반도까지입니다. 알제리, 리비아, 튀니지, 모로코, 이란, 레바논·시리아 지역,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자생 범위에 포함됩니다. 이후 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으로 널리 퍼졌습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대학 원예 자료에서는 딜이 남유럽과 서남아시아를 포함한 지중해권에서 오랫동안 재배·이용된 허브로 소개되며,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로마에서도 식용이나 전통적인 용도로 사용됐다고 설명합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연장서비시)

따라서 딜은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를 중심으로 기원해 지중해권과 유럽으로 오래전부터 확산된 향신 허브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딜과 회향은 같은 식물일까

딜을 처음 보는 사람은 회향, 즉 펜넬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두 식물 모두 미나리과에 속하고 잎이 가늘게 갈라지며 노란색 산형꽃을 피웁니다.

하지만 딜은 Anethum graveolens, 회향은 Foeniculum vulgare라는 별개의 식물입니다.

Kew의 식물 자료에서도 두 식물은 외형이 비슷하지만 딜이 일반적으로 더 작은 한해살이 식물이고 열매의 형태와 향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향을 맡아보면 차이가 더욱 분명합니다.

딜은 산뜻한 풀향에 약간의 감귤·아니스 계열 향이 섞인 느낌이라면, 회향은 감초나 아니스를 연상시키는 단향이 훨씬 강한 편입니다.

딜의 향은 어디에서 날까

딜은 잎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비비기만 해도 향이 강하게 퍼집니다.

이 향은 식물에 들어 있는 여러 휘발성 향기 성분과 정유(essential oil)에서 나옵니다. 잎뿐 아니라 열매에도 향기 성분이 존재해 서로 조금 다른 향을 냅니다.

University of Minnesota Extension은 딜의 향을 신선한 풀향과 감귤향, 약간의 아니스 향이 섞인 것으로 설명합니다. (미네소타 대학교 확장 프로그램)

USDA 연구자료에서도 딜의 잎과 열매 모두 향이 강한 정유를 함유하며, 향신료와 식품의 풍미를 내는 데 이용돼 왔다고 설명합니다. (ARS)

이 특유의 향 때문에 딜은 향이 강한 고기보다는 생선, 감자, 오이, 달걀, 유제품과 특히 잘 어울립니다.

딜 잎과 딜씨드는 어떻게 다를까

딜은 한 식물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향신 재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딜 잎

영어에서는 흔히 dill weed라고 부릅니다.

깃털처럼 가느다란 어린 잎과 줄기를 사용하며 향이 가볍고 산뜻합니다. 신선한 상태에서 샐러드나 생선, 감자, 소스 등에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딜씨드

꽃이 진 뒤에는 납작하고 타원형에 가까운 갈색 구조물이 만들어집니다.

요리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를 dill seed, 딜씨드 또는 딜 씨앗이라고 부릅니다.

엄밀한 식물학적 관점에서는 우리가 딜씨드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한 씨앗 자체라기보다는 성숙한 열매입니다. Kew는 딜의 열매를 약 3~5mm 크기의 납작한 형태로 설명합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딜씨드는 잎보다 향이 묵직하고 따뜻하며 향신료다운 느낌이 강합니다.

피클이나 식초, 빵, 육류 요리 등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선한 딜 잎과 노란 꽃, 익어서 갈색이 된 딜 열매를 한 식물에서 함께 보여주는 모습

딜과 피클은 왜 함께 등장할까

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딜 피클(dill pickle)입니다.

오이를 절일 때 딜의 잎이나 꽃이 달린 줄기, 딜씨드를 함께 넣으면 특유의 향이 식초와 오이에 배어듭니다.

일리노이대학교 Extension에서도 딜 잎은 생선·달걀·수프·감자 샐러드 등에 사용하고, 딜씨드는 피클과 식초 등의 향을 내는 용도로 이용한다고 소개합니다. (Illinois Extension)

즉 ‘딜 피클’의 딜은 특정한 오이 품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이를 절일 때 사용하는 허브의 이름입니다.

딜의 영양성분

신선한 딜은 대부분 수분으로 이루어진 허브입니다.

USDA FoodData Central 자료를 기반으로 한 생딜 100g의 주요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만 실제 요리에서는 딜을 100g씩 먹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이 수치는 식품성분을 비교하기 위한 기준값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WhatYouEat)

영양성분생딜 100g 기준
열량약 43 kcal
단백질약 3.46 g
지방약 1.12 g
탄수화물약 7.02 g
식이섬유약 2.1 g
칼륨약 738 mg
칼슘약 208 mg
비타민 C약 85 mg

딜은 비타민과 여러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음식에 넣는 양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딜을 특정 영양소를 대량으로 섭취하기 위한 식품이라기보다 적은 양으로 음식의 향과 풍미를 더하는 허브로 이해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딜은 어떤 음식에 사용할까

딜은 향이 섬세한 편이라 오래 가열하기보다는 요리 마지막 단계에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선한 딜은 특히 다음 재료와 잘 어울립니다.

생선과 해산물에는 레몬과 함께 사용하기 좋고, 삶거나 구운 감자에는 버터나 사워크림과 함께 넣을 수 있습니다. 오이와 요거트를 이용한 차가운 소스나 샐러드에도 잘 어울립니다.

달걀 요리, 수프, 치즈, 샐러드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딜씨드는 향이 더 단단하고 오래 유지되기 때문에 피클이나 식초, 향신료 혼합물처럼 장시간 향을 우려내는 용도에 잘 맞습니다. (Illinois Extension)

신선한 딜을 고르는 방법

신선한 딜은 잎이 가늘기 때문에 수분이 빠지면 금방 축 처집니다.

구입할 때는 잎과 줄기가 선명한 초록색 또는 청록색을 띠는지 살펴봅니다.

잎이 심하게 누렇게 변하거나 검게 물러 있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줄기가 힘없이 축 늘어져 있거나 잎에 점액질이 생긴 것도 신선도가 떨어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꽃이 피기 시작한 딜도 먹을 수 있지만 잎을 주로 사용할 목적이라면 꽃대가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전의 부드러운 잎이 사용하기 편합니다.

딜은 향이 빨리 사라지는 허브다

딜의 매력은 휘발성 향에 있기 때문에 수확 후 시간이 지나면 향이 빠르게 약해집니다.

University of Minnesota Extension은 딜 잎을 수확한 뒤 가능한 한 신선할 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말릴 수도 있지만 건조하면 신선한 딜 특유의 향이 상당 부분 줄어듭니다. (미네소타 대학교 연장)

구입한 생딜은 물기를 지나치게 묻힌 채 두지 말고 냉장 보관해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간 보관하려면 잘게 자르거나 작은 줄기 단위로 나눠 냉동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반 허브는 잎이나 줄기를 그대로 냉동하거나 물과 함께 얼음틀에 넣어 보관할 수 있습니다. (미네소타 대학교 확장 프로그램)

말린 딜은 밀폐용기에 담아 빛과 열을 피해서 보관합니다.

딜을 집에서 키우는 방법

딜은 허브 가운데 비교적 씨앗부터 키우기 쉬운 편입니다.

햇빛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장소가 좋습니다. 일리노이대학교 Extension은 전일광(full sun) 환경을 권장합니다. (Illinois Extension)

토양

물이 고이지 않는 배수 좋은 토양이 적합합니다.

너무 축축한 흙보다는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면서 물이 빠지는 환경이 좋습니다.

파종

딜은 곧게 내려가는 뿌리가 발달하기 때문에 옮겨 심을 때 뿌리가 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모종을 여러 차례 옮기기보다는 최종적으로 키울 화분이나 밭에 씨앗을 직접 뿌리는 방식이 적합합니다. (Illinois Extension)

지역의 늦서리 위험이 줄어드는 봄철부터 파종할 수 있습니다.

수확

잎은 식물이 충분히 자란 뒤 필요할 때 조금씩 잘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잎 생산량과 부드러움이 줄어들기 때문에 잎을 계속 수확하고 싶다면 시기를 달리해 여러 번 파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리노이대학교에서는 생육기간 동안 약 2주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씨앗을 뿌리면 신선한 잎을 계속 수확하기 좋다고 설명합니다. (Illinois Extension)

씨앗용 열매를 얻고 싶다면 꽃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면 됩니다.

꽃이 진 뒤 열매가 갈색으로 익기 시작하면 꽃대를 잘라 말리고, 충분히 건조된 열매를 밀폐용기에 보관합니다.

딜 꽃은 벌과 곤충도 찾는다

딜을 잎 수확만 하지 않고 꽃이 피도록 두면 작은 노란 꽃이 한꺼번에 펼쳐집니다.

이 꽃은 사람에게 향신 재료가 될 뿐 아니라 여러 곤충에게 먹이를 제공합니다.

University of Minnesota Extension은 딜이 수분매개 곤충과 유익한 곤충을 끌어들이며, 일부 제비나비류의 먹이식물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미네소타 대학교 확장 프로그램)

그래서 텃밭에서는 모든 딜을 수확하기보다 몇 포기를 꽃과 씨앗이 생기도록 남겨두기도 합니다.

익은 씨앗이 떨어지면 다음해 다시 싹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은 잎 속에 담긴 강한 향

딜은 화려한 채소나 과일처럼 눈에 띄는 식재료는 아닙니다.

하지만 가늘게 갈라진 잎 몇 가닥만으로 생선과 감자, 오이, 요거트의 향을 완전히 바꿀 수 있습니다.

잎은 산뜻한 허브로 사용하고, 꽃과 열매까지 향신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한해살이 식물이어서 가정에서도 씨앗부터 비교적 쉽게 재배할 수 있습니다.

마트에서 작은 팩에 담긴 딜을 볼 때 단순한 장식용 허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에서 시작해 여러 식문화 속으로 퍼진 오래된 향신 식물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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