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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은 왜 아릴까? 원산지·제철·손질법

원물닷컴 에디터

토란은 가을이면 토란국으로 익숙해지는 식재료입니다. 껍질을 벗기면 감자처럼 보이지만 표면에 고리 모양의 무늬가 있고, 익히면 부드럽고 미끈하면서도 포슬한 독특한 식감을 냅니다.

땅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흔히 뿌리채소라고 생각하지만 식물학적으로는 감자나 고구마와 또 다릅니다. 날것을 만지거나 먹으면 손과 입안이 따끔거리기도 하는데, 여기에도 토란 특유의 식물 구조가 관여합니다.

커다란 방패 모양 잎과 땅속의 토란 구경이 함께 보이는 실제 토란 식물

토란은 어디에서 시작됐고, 우리가 먹는 부분은 정확히 무엇인지, 왜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하는지부터 제철과 손질·보관·재배까지 살펴보겠습니다.

토란은 뿌리가 아니라 땅속줄기다

토란의 학명은 Colocasia esculenta (L.) Schott이며 천남성과(Araceae) 토란속(Colocasia)에 속합니다.

고구마처럼 뿌리가 굵어진 작물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가 먹는 둥근 토란은 식물학적으로 구경(corm)이라 부르는 비대한 땅속줄기입니다.

어미토란 주변에서 작은 구경들이 자라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작은 토란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농촌진흥청 재배자료에서도 어미토란의 눈에서 새로운 자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농사로)

토란의 잎은 매우 큽니다. 긴 잎자루 끝에 넓은 잎이 펼쳐지며, 잎자루가 잎의 가장자리보다 안쪽에 붙어 있어 커다란 방패나 우산처럼 보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잎 길이가 약 30~50cm에 이르며 전체 식물은 약 1.2m까지 자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열대지역에서는 여러해살이로 살아갈 수 있지만 겨울이 추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봄에 심어 가을에 수확하는 작물처럼 재배합니다.

토란의 원산지는 어디일까

토란은 매우 오래전부터 사람이 재배한 작물이어서 최초의 작물화 지역을 오늘날의 한 국가로 정확하게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Kew)는 Colocasia esculenta의 자연분포 범위를 인도에서 중국 남부와 수마트라에 이르는 지역으로 제시합니다. 토란속 자체도 열대·아열대 아시아를 중심으로 자연 분포합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농촌진흥청 자료 역시 인도 동부에서 미얀마, 말레이반도, 중국 남부 등 동남아시아의 열대·아열대 지역을 토란의 기원과 관련된 지역으로 설명합니다. (농사로)

따라서 단순히 ‘토란의 원산지는 인도’라고만 하기보다 남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에 걸친 습윤한 열대 아시아 지역에서 기원하고 오랜 기간 재배된 작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토란을 재배하면서 태평양 여러 섬과 아프리카, 유럽 일부, 아메리카 등으로도 확산됐습니다. Kew 자료에는 오늘날 한국을 포함해 세계 여러 지역에 도입돼 재배되거나 귀화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먹었을까

토란이 한반도에 정확히 언제 들어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고려시대 의학서인 **『향약구급방』**에 토란이 등장합니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모두 이 기록을 근거로 토란이 적어도 고려시대 또는 그 이전부터 한반도에서 알려졌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농사로)

과거에는 식량이 부족할 때 먹을 수 있는 작물로도 이용됐습니다. 『구황촬요』에도 토란 재배와 관련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오늘날에는 주식 작물이라기보다 가을철 별미에 가까워졌지만, 한국에서 이용된 역사는 상당히 오래된 셈입니다.

‘토란’이라는 이름은 왜 붙었을까

토란은 한자로 土卵이라고 씁니다.

말 그대로 풀이하면 ‘땅의 알’이라는 의미입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서는 땅속에서 달걀 모양의 덩이줄기가 만들어지는 모습에서 토란이라는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설명합니다. (농사로)

껍질을 벗기지 않은 작은 토란을 보면 실제로 갈색 털이 있는 작은 달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영어에서는 일반적으로 taro라고 부르며 지역에 따라 dasheen, eddoe, kalo 등 다양한 이름이 사용됩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토란과 토란대는 같은 부분일까

아닙니다.

우리가 ‘토란’이라고 부르는 것은 주로 땅속에 생기는 구경이고, ‘토란대’라고 부르는 긴 부분은 식물학적으로는 주로 잎자루에 해당합니다.

토란은 땅 위로 굵고 긴 잎자루가 올라오고 그 끝에 거대한 잎을 펼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구경은 토란국이나 조림 등에 이용하고, 잎자루는 껍질을 벗겨 말린 뒤 나물이나 국거리로 사용해 왔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과거에는 구경 이용 비중도 높았지만 이후 잎자루를 채소로 이용하는 재배도 증가했다고 설명합니다. (농사로)

지역에 따라 토란 알보다 말린 토란대를 더 자주 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토란 구경, 긴 잎자루인 토란대, 커다란 잎이 한 식물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는 모습

토란은 왜 먹으면 아릴까

토란을 손질할 때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생토란이나 생토란대를 만지거나 먹으면 피부와 입안, 목이 따끔거리거나 가려울 수 있습니다. 토란 조직에는 옥살산칼슘(calcium oxalate) 결정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바늘처럼 가느다란 결정인 라피드(raphide)가 조직을 물리적으로 자극할 수 있습니다. 하와이대학교의 식물자료에서도 토란은 모든 부분에 자극성 옥살산칼슘 결정이 있어 반드시 충분히 익혀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Manoa)

연구에서도 생토란의 이러한 결정과 관련 성분이 입술·입안·목의 자극과 아린맛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삶기와 같은 조리가 옥살레이트와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PubMed Central (PMC))

따라서 토란은 생으로 맛을 보는 식재료가 아닙니다.

특히 잎과 잎자루 역시 생식하지 않고 식용으로 이용할 경우 적절한 전처리와 충분한 가열이 필요합니다.

토란 손질할 때 손이 가려운 이유도 같다

생토란을 여러 개 깎다 보면 손끝이 따갑거나 가려워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역시 토란 조직의 자극성 성분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피부가 민감하다면 맨손으로 오랫동안 손질하기보다 식품용 장갑을 착용하는 방법이 간단합니다. 손질이 끝난 뒤에는 손과 도마, 칼을 깨끗하게 씻습니다.

토란 껍질을 제거한 뒤 바로 조리하기보다 물에 담그거나 한 번 데쳐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쌀뜨물이나 소금을 넣은 물에 삶아 아린맛을 줄인 뒤 요리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농촌진흥청의 토란 요리 자료에서도 껍질을 제거한 토란을 쌀뜨물과 소금을 이용해 먼저 삶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농사로)

다만 단순히 물에 잠깐 담가두는 것만으로 안전한 조리가 끝났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최종적으로 충분히 가열해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란에는 어떤 영양성분이 있을까

토란은 전분이 많은 식재료입니다.

USDA의 생토란 자료를 기준으로 가식부 100g에는 약 112kcal가 들어 있으며 수분은 약 70.6g, 단백질 1.5g, 지방 0.2g 정도입니다. 식이섬유는 약 4.1g입니다. (ARS)

농촌진흥청 역시 토란의 수분 함량을 대략 75~80% 정도로 설명하며 고형분에서는 탄수화물, 특히 전분의 비중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농사로)

조리 전 생토란 100g을 기준으로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영양성분100g 기준
열량약 112 kcal
수분약 70.6 g
단백질약 1.5 g
지방약 0.2 g
식이섬유약 4.1 g

실제 우리가 먹는 삶은 토란은 가열 과정에서 수분과 성분 비율이 달라지므로 생토란 수치와 동일하지 않습니다.

토란은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식품이라기보다 전분과 식이섬유, 여러 무기질을 제공하는 전분성 채소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토란의 맛과 식감은 감자와 어떻게 다를까

익힌 토란은 감자와 비슷하면서도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속살은 흰색 또는 연한 회백색이고 품종에 따라 자주색이나 갈색 점과 섬유무늬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잘 익힌 토란은 부드럽고 포슬하면서도 약간 미끈하고 찰진 질감이 있습니다. 향은 강하지 않지만 은은한 흙향과 고소함이 느껴집니다.

감자가 비교적 담백하고 포슬포슬하다면 토란은 전분질이면서도 국물에 넣었을 때 조금 더 부드럽고 점성 있는 느낌을 냅니다.

이 질감 때문에 맑은 국이나 탕에 넣어도 다른 뿌리채소와 구별됩니다.

한국에서는 왜 토란국이 익숙할까

토란은 여러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토란국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쇠고기나 다시마로 국물을 내고 삶아서 아린맛을 제거한 토란을 넣어 끓입니다. 지역에 따라 토란대나 들깨 등을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농사로 자료에도 쇠고기 육수와 토란·토란대를 이용한 토란국이 소개돼 있습니다. (농사로)

특히 가을과 추석 무렵에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 밖에도 토란은 다음과 같이 이용됩니다.

조림으로 만들어 간이 배게 할 수 있고, 삶거나 쪄서 먹기도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토란을 으깨거나 튀기고, 가루와 전분으로 가공하기도 합니다.

태평양 여러 지역에서는 토란이 단순한 채소가 아니라 오랫동안 중요한 전분성 주식 작물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Kew 역시 토란이 열대지역, 특히 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한 식용작물로 이용된다고 설명합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좋은 토란은 어떻게 고를까

생토란은 먼저 껍질이 지나치게 마르거나 물러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크기에 비해 들었을 때 묵직하고 단단하며, 심하게 갈라지거나 곰팡이가 핀 부분이 없는 것이 좋습니다.

껍질에는 갈색 섬유가 붙어 있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작은 토란끼리 크기가 지나치게 제각각이면 조리할 때 익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한 번에 사용할 목적이라면 비슷한 크기를 고르는 것이 편리합니다.

껍질을 이미 벗긴 제품이라면 속살이 지나치게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토란의 제철은 가을이다

우리나라에서 토란은 대표적인 가을 작물입니다.

농촌진흥청 농작업 일정에서는 품종의 숙기에 따라 대체로 9월부터 11월 사이에 수확하는 흐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조생종부터 중·만생종까지 수확시기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농사로)

토란대 역시 9~10월 무렵 많이 이용돼 왔습니다. (농사로)

그래서 국내 식문화에서 토란은 추석 전후의 계절 음식과 자연스럽게 연결됐습니다.

오늘날에는 저장과 유통으로 다른 계절에도 구할 수 있지만 국내 노지재배 기준으로는 가을이 토란의 대표적인 수확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란은 어떻게 보관할까

흙이 묻은 토란은 씻어서 물에 젖은 상태로 오래 두기보다 흙을 가볍게 털고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토란은 열대성 작물이라 지나치게 낮은 온도에 강한 작물은 아닙니다. 농촌진흥청 재배자료는 저장 적온을 5℃ 이상으로 제시합니다. (농사로)

가정에서는 구입 후 너무 오래 방치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껍질을 벗긴 토란은 냉장해 빠르게 사용하고, 오래 두려면 한 번 데치거나 익힌 뒤 물기를 제거하고 소분해 냉동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말린 토란대는 생토란과 달리 습기를 피한 건조한 장소에서 보관하고, 조리 전 충분히 불려 사용합니다.

집에서 토란을 키울 수 있을까

토란은 우리나라에서도 텃밭 재배가 가능합니다.

다만 열대에서 기원한 식물인 만큼 따뜻한 온도와 충분한 수분을 좋아합니다.

농촌진흥청이 제시하는 생육 적온은 약 20~25℃, 싹이 트기 좋은 온도는 약 25~30℃입니다. 건조에는 약하지만 습한 토양에는 비교적 강합니다. (농사로)

일반적인 노지재배에서는 5월 상순 무렵 아주심기를 하며, 멀칭재배는 이보다 조금 이른 4월 중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역 기온과 늦서리 시기에 따라 실제 심는 시기는 조절해야 합니다. (농사로)

씨앗을 뿌리는 방식보다는 저장해 둔 종구, 즉 작은 토란을 심어 번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여름에는 커다란 잎을 만들어 상당한 공간을 차지합니다. 작은 베란다 화분보다는 깊고 넓은 대형 화분이나 텃밭이 재배에 더 적합합니다.

가을 토란밭에서 커다란 잎 아래 흙을 걷어내자 어미토란과 여러 개의 작은 토란이 함께 드러나는 수확 모습

토란 잎에 물방울이 구르는 이유

비가 내린 뒤 토란 잎을 보면 물이 잎에 스며들지 않고 동그란 방울을 만든 채 굴러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토란 잎 표면은 물을 쉽게 젖게 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Kew가 제공하는 식물 형태 설명에서도 토란 잎 표면이 물을 튕겨내며 물방울이 맺히는 특징이 기록돼 있습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커다란 잎 위에서 빗방울이 구르는 모습 때문에 토란은 식재료뿐 아니라 관상용 식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비슷하게 커다란 잎을 가진 알로카시아(Alocasia) 종류 가운데에는 식용 토란과 혼동하기 쉬운 관상식물이 있습니다. 같은 천남성과라고 해서 모두 식용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관상용 식물을 임의로 먹어서는 안 됩니다. Kew에서도 Colocasia와 Alocasia를 서로 다른 속으로 분류합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토란은 ‘뿌리채소’라고만 보기에는 흥미로운 작물이다

토란은 감자나 고구마와 함께 땅속에서 얻는 식재료로 묶이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다른 식물입니다.

우리가 먹는 것은 뿌리가 아니라 비대한 땅속줄기이고, 지상에서는 사람의 상체만큼 커질 수 있는 잎을 펼칩니다. 열대 아시아에서 시작해 수천 년 동안 여러 지역으로 퍼졌고,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 이전부터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토란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것입니다. 특유의 아린맛은 단순한 맛의 문제가 아니라 토란 조직에 존재하는 옥살산칼슘 결정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손질과 가열이 필요합니다.

가을 토란국 한 그릇에 들어 있는 작은 토란도 알고 보면 오랜 재배 역사와 독특한 식물학적 구조를 가진 원물입니다.

참고 자료

토란의 식물학적 분류와 자연분포는 영국 왕립식물원 큐의 Plants of the World Online을 참고했습니다. 큐는 Colocasia esculenta의 자연분포를 인도에서 중국 남부와 수마트라에 이르는 지역으로 제시합니다. (Plants of the World Online)

국내 전래와 재배·수확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사로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참고했습니다. (농사로)

생토란의 옥살산칼슘과 조리 필요성은 하와이대학교 식물자료 및 토란의 옥살레이트와 조리가공에 관한 학술 연구를 확인했습니다. (Manoa)

영양성분은 USDA의 생토란 식품성분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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