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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는 왜 이름이 마흔 개나 될까? 생태·동태·황태의 차이와 사라진 국민생선의 귀환까지

원물닷컴 에디터

명태는 왜 이름이 그렇게 많을까요? 생태·동태·북어·황태·코다리로 갈리는 이유와 명태가 동해에서 자취를 감춘 배경, 자원을 되살리려는 노력까지 살펴봅니다.

같은 생선인데 부르는 이름이 마흔 개 가까이 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명태가 바로 그렇다. 갓 잡으면 생태, 얼리면 동태, 바짝 말리면 북어, 눈밭 덕장에서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노랗게 마르면 황태, 새끼일 때 잡으면 노가리라 부른다. 별명도 다양해 유통과 건조 등 방식에 따라 약 40개 안팎의 이름으로 불린다. 크기에 따라서도 이름이 갈려 대태, 중태, 소태처럼 세분화되는데, 이렇게 한 생선이 상태와 크기, 잡히는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데 정작 이 친숙한 국민생선은 최근 몇십 년 사이 우리 바다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가, 되살리기 위한 오랜 노력 끝에 조금씩 존재감을 되찾고 있는 물고기이기도 하다.

‘명태’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명태라는 이름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학자들은 명태의 이름이 조선 후기에 붙여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그 이전에는 대구과 물고기인 명태를 대구와 특별히 구분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명태가 공식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효종 3년(1652년) 승정원일기로, 강원도 지방에서 진상하는 대구 알젓에 명태 알이 섞여 있어 해당 관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는데,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이 쓴 임하필기(1871년)에 실린 이야기로, 함경도 명천에 사는 태씨 성을 가진 어부가 물고기를 잡았는데 이름을 알 수 없어 명천의 ‘명’과 어부의 성을 따 ‘명태’라 했다는 설이다. 다만 이는 여러 설 가운데 하나로, 어원이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구를 닮은 냉수성 물고기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이자 대구과 물고기인 명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러시아, 일본의 주요 수산물로, 주낙이나 그물을 이용해 잡고 연중 대부분의 시기에 포획이 이루어진다. 몸은 가늘고 길며 전체에 특이한 무늬가 덮여있고 머리가 큰 편으로, 대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대구보다 홀쭉하고 길쭉한 모습이다. 수온이 1~10℃인 찬 바다에 사는데, 연령에 따라 서식 장소가 다소 차이가 난다. 산란기는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이고, 보통 한 마리가 낳는 알 수는 25만∼40만 개 가량이며, 수명은 약 12~16년 정도이다.

명태는 대구와 산란 방식부터 다르다. 대구는 산란기에 수정된 알이 바닥으로 가라앉아 차가운 저층수에서 잘 자라는 반면, 명태는 수정란이 바다 표층으로 올라와 부화하기 때문에 부화시기의 표층수온이 5℃ 정도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회유성 어종으로, 동해 북쪽으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해역이, 동해 동쪽으로는 일본 홋카이도 해역과 맞닿아 있다. 한 무리는 여름철 동해 북쪽 깊은 수심에 머물다가 수온이 내려가는 11~12월 연안으로 접근해 산란하고, 수온이 올라가는 2월에는 다시 동해 깊은 바다로 이동하는 회유 패턴을 보인다.

왜 동해에서 자취를 감췄을까

동해 조업선 갑판에 그물째 쏟아진 은빛 명태떼를 어부들이 선별하는 모습

1970~80년대만 해도 명태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생선이었다. 하지만 어획량이 꺾이면서 정부는 잡을 수 있는 크기를 계속 좁혀 나갔다. 1992년 명태 어획량이 1만t 이하로 떨어지자, 정부는 1996년엔 10cm 이하, 2003년엔 15cm 이하, 2006년엔 27cm 이하의 명태를 잡지 못하게 했고, 2019년부터는 포획을 전면 금지하는 방침으로 바꾸었다. 명태 자원이 급감한 원인은 한 가지로 단정하기 어렵다. 남획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명태치어 어획이 허용되면서 동해구트롤 및 저인망으로 많은 노가리가 어획됐고, 1990년대 중반까지 성어와 소형명태를 구분한 생산량 집계를 보면 전체 명태 어획량의 85% 이상이 어린 명태였다는 점을 지적한다. 반면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보는 연구자들은 1960년대에도 미성어 어획 비중이 이미 80% 안팎으로 높았지만, 그보다는 기후변화로 명태들의 산란지와 서식지가 동해 북쪽으로 이동한 것이 1980년대 중후반부터 명태 자원이 급감한 더 큰 요인이라고 판단한다. 실제로 1980년대 후반 동해안의 해수면 온도가 약 2도 상승하면서 명태의 산란 적지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남획과 수온 상승이라는 두 요인이 겹치며 명태는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동해를 떠났다.

사라진 국민생선을 되돌리려는 노력

정부는 2014년부터 사업비 총 248억 원 규모의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는데, 그 골자는 명태 완전양식 기술을 개발해 대량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동시에 육상에서 키운 치어를 대량 방류하는 것이다. 실제로 방류한 치어가 자연에 정착해 자라는 사례도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강원도 속초 앞바다에서 표지를 달아 방류한 명태가 8개월 만에 강원도 양양군 앞바다에서 다시 포획됐으며, 몸길이는 10.1㎝, 몸무게는 215.5g가량 자란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명태는 2019년 수산종자관리사업지침에 시험 방류품종으로 지정됐고, 지침에서는 명태 종자의 방류시기를 12~5월, 크기는 전장 2.2㎝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명태 포획은 2019년부터 전면 금지된 상태로, 지금 국내에서 조업으로 명태를 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오늘날 시중에서 유통되는 생태, 동태 대부분은 러시아산이나 미국 알래스카산 원양·수입 명태이며, 국산 자연산 명태는 여전히 조사와 방류 모니터링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같은 물고기, 다른 이름 – 생태부터 노가리까지

갓 잡은 생태, 반건조한 코다리, 완전히 말린 황태를 나란히 비교해 놓은 모습

명태의 여러 이름은 대부분 잡힌 상태와 가공 방식에 따라 갈린다. 생태는 갓 잡아 싱싱한 상태의 명태, 동태는 꽁꽁 얼린 명태이며, 황태는 눈밭 덕장에서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하며 노랗게 말린 명태, 북어는 바닷바람에 바싹 말린 명태, 코다리는 내장과 아가미를 빼고 코에 꿰어 반건조한 명태를 말한다. 술안주로 많이 먹는 노가리는 새끼 명태를 바싹 말린 것이다. 여기에 크기에 따른 이름도 따로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대태는 가장 큰 명태로 보통 한 상자에 20마리 내외가 들어가는 체장이 큰 것이고, 중태는 25~30마리 내외의 중간 크기, 소태는 체장이 작아 한 상자에 40마리 이상 들어가는 것, 앵치는 크기가 작은 새끼 명태로 최하품이며, 꺽태는 산란을 마쳐 살이 별로 없이 뼈만 남은 명태를 가리킨다. 이렇듯 세분화된 이름 체계는 명태가 그만큼 오랫동안 흔하고 중요한 생선으로 다뤄져 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단백 저지방 흰살생선

명태는 살이 두꺼우면서도 담백한 흰살생선이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100g)에 따르면 명태는 단백질이 15.9g 들어 있고 열량은 72㎉에 불과한 고단백-저열량 식품이다. 조사 기관이나 수분 함량, 부위에 따라 수치는 다소 차이가 나서, 다른 자료에서는 100g당 단백질을 17.5g, 지방을 0.7g 안팎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지방 함량이 매우 낮고 단백질 비중이 높은 흰살생선이라는 방향성은 같다. 명태는 살뿐 아니라 간에도 특징적인 성분을 지니고 있는데,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명태의 간에는 대구의 3배에 달하는 비타민A가 함유돼 있고, 살에는 단백질과 칼슘 성분이 많으며, 아미노산 중 간의 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메티오닌이 풍부하다. 또한 라이신은 칼슘 섭취를 보충하고 콜라겐 형성, 항체, 호르몬, 효소 생산과 관련된 아미노산으로 꼽힌다. 이런 성분들은 어디까지나 균형 잡힌 식단의 한 재료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며, 특정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버릴 것이 없는 생선

명태는 부위별로 활용도가 높은 생선으로 꼽힌다. 살점부터 껍질, 뼈, 기름까지 버리는 부위가 거의 없이 다 먹을 수 있는데, 북어는 국으로, 코다리는 찜으로, 동태는 찌개로, 황태는 구이나 찜으로, 노가리는 술안주로 먹고, 살만 포를 떠서 생선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명태의 알을 소금에 절인 명란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다라코, 멘타이코라는 이름으로 즐겨 먹는 가공품이다. 이렇게 살, 알, 간, 내장까지 각각 다른 이름의 음식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명태가 오랫동안 밥상 전반을 채워온 생선이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고르고 보관하는 법

생태를 고를 때는 눈이 맑고 투명하며 아가미가 선홍색을 띠는 것, 몸통에 탄력이 남아 있고 비늘과 광택이 살아 있는 것을 살펴보는 것이 기본이다. 배가 지나치게 물러 있거나 비린내가 강하게 올라오는 것은 신선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생태는 손질 후 밀폐해 냉장 보관하면 짧은 기간 안에 소비하는 것이 좋고, 오래 두고 먹으려면 손질한 뒤 소분해 냉동하는 편이 낫다. 코다리나 황태처럼 건조·반건조한 형태는 냉장이나 서늘하고 통풍이 되는 곳에서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지만, 습기에 약하므로 밀봉해 두는 것이 좋다.

지금 우리가 만나는 생태나 동태는 대부분 먼바다에서 건너온 것이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냉수성 어종 특유의 담백한 살맛과 함경도 어부의 이름에서 비롯됐다는 옛이야기, 그리고 한 세대 만에 바다에서 사라진 물고기를 되살리려는 연구자들의 시간이 함께 담겨 있다. 생태탕 한 그릇, 황태구이 한 접시를 마주할 때 이 생선이 걸어온 길을 떠올려 보면, 흔했던 국민생선이 얼마나 조심스럽게 다시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지 새삼 다르게 보인다.

참고자료

  • 국립수산과학원 – 명태 생물학적 특성 및 명태 연구백서
  • 식품의약품안전처 – 다양한 이름을 가진 ‘명태’
  • 해양수산부 –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보도자료
  • 경향신문/주간경향 – 동해 수온 변화와 명태 자원 감소 관련 보도
  • 현대해양 – 명태 자원회복 및 남획·기후변화 관련 기고
  • 디지틀조선일보 – 명태의 다양한 이름 관련 기사
  • 코메디닷컴 – 국가표준식품성분표 기반 명태 영양성분 보도
  • K-health – 제철음식 즐기기 ‘명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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