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원물닷컴 원물닷컴
재료의 시작부터 쓰임까지, 원물을 이해하는 기록

사과는 왜 품종마다 맛이 다를까? 홍로·감홍·아리수·후지와 수확철, 보관법까지

원물닷컴 에디터

사과를 고를 때는 흔히 빨갛고 큰 것이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과의 맛은 색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품종마다 당과 산의 균형이 다르고 과육의 단단함, 향, 수분감, 수확시기와 저장성도 서로 다릅니다.

추석 무렵 많이 보이는 홍로와 아리수, 단맛이 진한 감홍, 늦가을에 수확해 저장하면서 오래 먹는 후지는 모두 같은 사과이지만 성격은 상당히 다릅니다. 우리가 거의 일 년 내내 사과를 먹을 수 있는 것도 여러 품종의 수확시기가 다르고 저장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사과는 어떤 열매일까?

재배 사과의 학명은 현재 왕립식물원 큐의 Plants of the World Online에서 Malus domestica (Suckow) Borkh.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장미과(Rosaceae) 사과나무속(Malus)에 속하는 낙엽성 과수입니다.

사과나무는 봄에 흰색에서 연분홍빛을 띠는 꽃을 피웁니다. 꽃에는 다섯 장의 꽃잎이 있고 수정이 이루어진 뒤 여름 동안 열매가 자라 가을에 성숙합니다. 우리가 먹는 사과의 과육 대부분은 꽃의 씨방만 자란 것이 아니라 꽃받침을 포함한 주변 조직이 함께 발달한 부분입니다.

이런 열매를 식물학에서는 이과(pome)라고 합니다. 배도 같은 형태의 열매입니다.

초가을 과수원에서 초록 잎 사이로 붉게 익어가는 사과가 달린 사과나무

사과의 고향은 어디일까?

오늘날 재배되는 사과의 기원을 한 지역으로 단순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중앙아시아가 가장 중요한 출발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립식물원 큐는 재배 사과의 자연적인 기원 범위를 아프가니스탄에서 중앙아시아, 중국 신장 지역까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재배 사과가 형성되는 과정에서는 중앙아시아의 야생 사과류가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후 인간의 이동과 교역을 통해 서쪽과 동쪽으로 퍼졌습니다.

사과는 사람이 좋은 열매를 골라 심는 것만으로 현재처럼 다양한 품종이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씨앗에서 자란 사과나무는 부모와 똑같은 열매를 맺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하는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접목이 중요합니다.

맛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의 가지를 다른 사과나무의 대목에 붙여 같은 특성을 복제하는 방식이 수천 년 동안 사과 재배에 이용돼 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사과가 있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사과나무류와 그 열매가 이용됐지만 오늘날 마트에서 보는 크고 단맛이 강한 개량 사과가 널리 재배된 역사는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사과를 장미과 사과나무의 열매로 설명하며 국내에서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전통적으로 경상북도가 대표적인 주산지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성숙기는 9~10월로 설명됩니다.

근대 이후 외국 품종과 재배기술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의 상업적 사과 재배도 크게 확대됐습니다. 이후 국내 환경에 맞는 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이 이어지면서 오늘날에는 홍로, 감홍, 아리수처럼 국내에서 개발한 품종도 널리 재배되고 있습니다.

사과가 빨갛게 익는 이유

사과 껍질의 붉은색에는 안토시아닌 계열 색소가 관여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과가 같은 정도로 붉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품종 자체의 유전적 특성이 다르고 햇빛, 기온, 나무 내부의 광환경에 따라서도 착색 정도가 달라집니다.

농촌진흥청의 사과 재배자료에서는 과실 성숙기의 적정 생육온도를 약 20~25℃로 제시하고 착색에는 일평균 약 12~13℃, 야간 평균기온 8℃ 전후와 같은 비교적 서늘한 조건이 유리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어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지고 밤 기온이 내려가면 붉은 품종의 색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빨간색이 진하다고 반드시 더 달다는 뜻은 아닙니다. 당도와 산도, 과육의 단단함은 품종과 성숙도에 따라 별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과는 왜 익으면 더 달아질까?

사과가 성숙하는 동안 과실 내부의 전분과 당, 유기산의 조성이 변합니다.

덜 익은 사과에는 저장된 전분이 비교적 많지만 성숙하면서 일부 전분이 당으로 전환됩니다. 동시에 과실의 향을 구성하는 휘발성 성분도 발달하면서 우리가 익은 사과에서 느끼는 특유의 단맛과 향이 나타납니다.

사과의 대표적인 유기산은 말산(malic acid)입니다. 영어 이름 malic acid 자체가 사과를 뜻하는 라틴어 계통의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사과의 대표적인 유기산으로 말산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과를 먹었을 때 느끼는 맛은 결국 당도 하나보다는 당과 산의 비율, 향, 과육의 단단함과 수분감이 함께 만들어 냅니다.

홍로·감홍·아리수·후지는 어떻게 다를까?

우리나라의 사과는 수확시기에 따라 크게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농사로는 조생종의 대표 품종으로 썸머킹과 쓰가루, 중생종으로 홍로·감홍·아리수, 만생종으로 후지 착색계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홍로

홍로는 우리나라에서 육성된 대표적인 추석용 사과입니다. 9월 상·중순 무렵 수확하며 붉은색이 잘 나타나고 열매 윗부분의 굴곡이 비교적 뚜렷합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자료에서는 홍로의 당도를 약 14.5°Bx, 산도를 약 0.3% 수준으로 소개하며 단맛이 비교적 강하고 산미가 낮은 품종으로 설명합니다.

감홍

감홍 역시 국내에서 개발된 품종입니다. 이름처럼 진한 단맛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으며 홍로와 함께 중생종으로 분류됩니다.

과육의 맛이 진하고 당도가 높은 편이지만 재배조건과 과실 크기, 착과량에 따라 실제 품질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리수

아리수는 홍로 다음 시기의 추석용 사과를 목표로 육성된 품종입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자료에서는 약 15.9°Bx의 당도와 0.43% 정도의 산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홍로보다 산미가 조금 더 있어 새콤달콤한 맛을 느끼기 쉽고 과육도 단단한 편입니다.

후지

후지는 늦게 익는 만생종의 대표 품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부사’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늦가을에 수확하고 저장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겨울부터 다음 해까지 유통되는 사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농촌진흥청의 품종 분류에서도 후지 착색계를 대표적인 만생종으로 제시합니다.

붉은색의 정도와 과형이 서로 다른 여러 사과 품종을 한자리에서 비교한 모습

여름에도 사과가 나오는 이유

사과를 가을 과일이라고 부르지만 모든 품종이 가을 한복판에만 익는 것은 아닙니다.

조생종은 여름부터 수확을 시작할 수 있고 홍로와 아리수 같은 중생종은 초가을, 후지 계열은 늦가을에 본격적으로 수확합니다.

농촌진흥청은 조생종으로 썸머킹과 쓰가루 등을 제시하고 중생종과 만생종을 별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과의 ‘제철’을 한 달로만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품종별로 가장 맛이 드는 시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품종이 차례로 수확되고 저장성이 좋은 만생종이 겨울 이후까지 이어지는 구조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사과 속의 별 모양은 무엇일까?

사과를 가로 방향으로 반으로 자르면 가운데에 별처럼 보이는 구조가 나타납니다.

이 부분이 씨방입니다. 일반적으로 여러 개의 방이 중심을 둘러싸고 있고 각 방 안에 갈색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꽃이 피었을 때부터 이 구조의 기본 형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수정 이후 씨앗과 주변 조직이 함께 자라면서 우리가 먹는 사과 열매가 형성됩니다.

붉은 사과를 반으로 잘라 흰 과육과 별 모양 씨방, 갈색 씨앗을 보여주는 모습

사과를 자르면 왜 갈색으로 변할까?

사과를 잘라두면 흰 과육이 점차 갈색으로 변합니다.

이 현상은 흔히 효소적 갈변이라고 부릅니다. 과육이 잘리면서 세포가 손상되면 원래 서로 떨어져 있던 효소와 페놀성 물질이 산소와 만나 반응하면서 갈색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상한 것이 아니더라도 잘라놓은 사과에서 갈변이 나타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갈변 속도는 품종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국내 육성 품종 아리수가 기존 품종과 비교해 갈변이 적은 특성을 가진 사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레몬즙처럼 산성도가 높은 액체를 묻히거나 공기와의 접촉을 줄이면 갈변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사과 껍질은 먹어도 될까?

깨끗하게 세척한 사과는 일반적으로 껍질째 먹을 수 있습니다.

사과의 껍질과 바로 아래 조직에도 식이섬유와 여러 식물성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반드시 껍질을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흙이나 이물질이 있을 수 있으므로 먹기 전 흐르는 물에서 표면을 충분히 씻는 것이 좋습니다.

껍질을 벗길지 여부는 식감과 조리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과소스나 일부 제과에서는 부드러운 질감을 위해 껍질을 제거하기도 합니다.

사과에는 어떤 영양성분이 들어 있을까?

사과는 수분과 탄수화물을 중심으로 하는 과일입니다. 지방과 단백질 함량은 상대적으로 낮으며 과당, 포도당, 자당 등 여러 당을 포함합니다.

식품 영양성분은 품종과 재배환경, 성숙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한 가지 수치를 모든 사과에 절대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USDA FoodData Central은 후지, 갈라, 그래니스미스, 허니크리스프, 레드딜리셔스 등 여러 사과 품종을 각각 분석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같은 사과라도 품종별 데이터를 구분해 제공합니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K-FIND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 과일류를 100g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는 에너지, 탄수화물, 당류, 식이섬유, 비타민과 무기질 등을 각각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과는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식품이라기보다 수분과 탄수화물, 식이섬유 및 여러 미량성분을 섭취할 수 있는 과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사과 씨에는 독성이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사과 씨에는 아미그달린 계열의 시안 생성 화합물이 들어 있습니다.

씨를 씹어 대량으로 섭취하면 체내에서 시안화합물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과 씨를 일부러 많이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왕립식물원 큐도 사과 씨에 시안화수소와 관련된 독성 성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사과를 먹다가 씨 몇 개를 실수로 삼킨 상황과 씨를 갈아 다량 섭취하는 상황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사과 과육을 먹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으며 씨를 식용 목적으로 반복해서 섭취하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맛있는 사과는 색보다 무엇을 봐야 할까?

2026년 2월 농촌진흥청은 사과를 고를 때 모양이 조금 고르지 않더라도 상처나 부패가 없다면 맛과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과실의 기울어진 정도와 당도, 산도, 경도 사이에서도 뚜렷한 관계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과를 고를 때는 표면에 큰 상처나 물러진 부분이 없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색이 자연스럽게 들고 은은한 향이 나며 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하고 단단한 것이 좋은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겉모양이 완벽하게 대칭이거나 무조건 크다고 해서 더 맛있는 사과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과를 다른 과일·채소와 떨어뜨려 보관해야 하는 이유

사과는 수확한 뒤에도 살아 있는 과실입니다.

호흡을 계속하며 에틸렌이라는 식물 호르몬을 방출합니다. 에틸렌은 과일의 숙성과 노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농촌진흥청은 2025년 가정 내 농산물 보관 안내에서 사과와 바나나, 복숭아처럼 에틸렌 발생량이 많은 과일은 주변 채소의 노화를 빠르게 만들 수 있으므로 다른 품목과 분리해서 보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특히 잎채소와 함께 오래 두면 채소가 빨리 시들거나 색이 변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먹을 양만큼 나누어 냉장보관하고 사과를 다른 채소와 장기간 한 봉지에 넣어두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사과가 몇 달씩 유통될 수 있는 이유

늦가을에 수확한 후지 사과를 다음 해 봄이나 여름에도 볼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냉장고에 오래 넣어두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상업적인 저장시설에서는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고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과실의 호흡과 노화를 늦추는 저장기술을 이용합니다.

품종별 저장성도 다릅니다. 홍로처럼 비교적 이른 시기에 먹는 품종과 후지처럼 장기 저장에 적합한 품종은 유통방식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마트에서 겨울에 판매되는 사과가 반드시 그 시기에 수확된 것은 아닙니다. 가을에 수확한 사과를 적절하게 저장했다가 순차적으로 출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과 품종이 계속 새로 만들어지는 이유

사과 품종 육종은 단순히 더 달게 만드는 작업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수확시기, 크기, 착색, 과육의 단단함, 산미, 저장성, 병해에 대한 저항성, 재배 편의성 등 여러 특징을 함께 고려합니다.

국내에서도 홍로와 감홍, 아리수 이후 새로운 품종 개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조생종부터 중생종, 만생종까지 다양한 국산 품종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지플, 골든볼, 컬러플 등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지플은 홍로와 감홍을 교배해 육성한 품종으로 9월 상·중순에 익고 높은 당도와 진한 맛이 특징으로 제시됩니다.

이처럼 사과는 하나의 맛을 가진 과일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사람이 선택하고 접목하며 품종을 만들어온 작물입니다.

여름에 먼저 등장하는 조생종부터 추석 무렵의 홍로와 아리수, 단맛이 진한 감홍, 늦가을에 수확해 오래 저장하는 후지까지 수확시기와 맛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거의 연중 사과를 만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품종 다양성과 저장기술에 있습니다.

사과를 고를 때도 단순히 가장 크고 가장 빨간 것을 찾기보다 어떤 품종인지, 언제 수확하는 사과인지, 단맛과 신맛 중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좋습니다. 그렇게 보면 사과는 늘 같은 빨간 과일이 아니라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맛을 보여주는 과일이라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참고자료

원물닷컴 에디터

원물닷컴 에디터
원물닷컴 에디터
원물닷컴은 우리가 먹고 사용하는 하나의 원물과 식재료를 깊이 있게 설명합니다. 기원과 역사, 품종, 영양성분, 활용과 보관법을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광고 차단 알림

광고 클릭 제한을 초과하여 광고가 차단되었습니다.

단시간에 반복적인 광고 클릭은 시스템에 의해 감지되며, IP가 수집되어 사이트 관리자가 확인 가능합니다.